4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생명보험 신계약의 월평균 금액은 19조6473억원(11월까지 기준)이었다. 2020년 관련 통계 기준이 바뀐 뒤 월평균 신계약 액수가 20조원 아래로 떨어진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2020년 신계약 규모가 월평균 24조8154억원이던 것을 고려하면 불과 3년 새 80%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신계약은 보험계약자의 가입 금액 전체를 합친 것이다. 보험사의 펀더멘털과 미래 성장성을 확인할 수 있는 지표 중 하나로 꼽힌다. 신계약이 줄어들면 생보사의 수익이 감소하고, 장기적으로 생보사의 자산 운용 기능도 축소돼 전체 자본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신계약 건수로 보면 월 100만 건도 위태로운 상황이다. 지난해 월평균 신계약 건수는 104만9183건을 기록했다. 이는 3년 전(125만370건) 대비 16.1% 줄어든 수치다. 시장의 성장성이 뒷걸음질 치자 국내 생보사는 최근 단기납 종신보험을 둘러싸고 기형적 경쟁에 내몰리고 있다. 경쟁사의 전속 설계사를 고액 연봉을 주면서 빼가는 행태도 도를 넘어섰다.
미래 성장동력을 찾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보험사의 계열사 주식 보유 한도와 자회사 업종 제한 등의 규제가 생보사의 사업 다각화를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은 경쟁을 제한하는 방식의 ‘대증요법’으로 사태에 접근하고 있다”며 “생명보험산업의 생존을 위한 규제 완화와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미현/서형교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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