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만원이 얼마 만이냐"…포스코홀딩스 주주들 '방긋'

입력 2024-03-05 09:39   수정 2024-03-05 09:40


한동안 부진했던 포스코홀딩스의 주가가 급등했다. 공급 축소 기대감에 리튬 가격이 반등하며 기관·외국인 투자자의 자금이 포스코홀딩스에 몰렸다. 개인 투자자들은 환호성을 지르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리튬 공급 과잉 국면이 쉽게 해소되진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포스코홀딩스는 6.14% 오른 45만8000원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 포스코홀딩스의 주가가 45만원을 웃돈 건 1월 11일 이후 약 2개월 만이다. 시가총액도 36조4925억원에서 38조7336억원으로 불어났다. 셀트리온을 밀어내고 코스피 시가총액 7위에 올랐다.

주가가 오르자 투자자들은 환호하고 있다. 최근 주가가 지지부진했는데, 모처럼 반등해 활기가 넘쳤다. 온라인 종목토론방에는 "50만원 밑에선 무조건 매수하겠다", "리튬 쇼티지(공급 부족)가 계속돼 주가 오를 것이다", "다른 급등주 쫓아다녔는데, 이젠 포스코홀딩스에 매진하겠다"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주가를 끌어올린 건 기관과 외국인이다. 전날 기관 순매수 1위 종목은 포스코홀딩스다. 기관 투자자는 포스코홀딩스 주식 603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외국인도 340억원을 사들이며 주가에 불을 붙였다. 개인은 925억원을 순매도하며 차익을 실현하는 모습을 보였다.

리튬 가격이 오르며 포스코홀딩스에 큰손의 자금이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포스코홀딩스는 2차전지 핵심 원료인 니켈과 리튬을 확보·가공하는 데 투자를 늘려왔다. 이 때문에 포스코홀딩스 리튬 사업의 가치가 부각받은 것으로 보인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탄산리튬 가격은 t당 9만6500위안(약 1784만원)을 기록했다. 지난주 평균 대비 9.53% 올랐다. 탄산리튬 가격이 9만위안 선을 회복한 건 작년 12월 11일(9만500위안) 이후 약 3개월 만이다. 탄산리튬 가격은 지난해 7월만 해도 t당 30만위안을 웃돌았다. 하지만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꺾이며 재고가 늘어났고, 가격이 급락했다.

리튬 공급이 줄어들 것이란 기대감에 가격이 오른 것으로 분석된다. 김광래 삼성선물 연구원은 "중국 정부가 장시성 이춘시에서 환경검사를 실시할 것이란 소식이 전해지며 탄산리튬 선물 가격이 올랐다"며 "폐기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는 리튬 생산 업체의 운영이 중단될 것이란 우려가 부각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장시성 이춘시는 리튬 주요 산지다. 과거 중국 중산증권은 장시성 리튬 광산의 생산이 1개월간 중단되면 글로벌 리튬 공급이 13% 감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당장 리튬값이 올랐다는 점만 보고 투자하는 것은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투자자의 기대와 달리 공급 과잉 국면이 더 악화할 수 있어서다. 세계 2위 리튬 생산업체인 칠레 SQM은 올해 글로벌 리튬 수요가 20%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리튬 가격 하락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았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월등히 많을 것이란 전망에서다.

수요가 회복되지 않는 것도 문제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올해 전기차 판매량이 전년 대비 9% 늘어날 것으로 봤다. 지난 3년간 연평균 65%씩 성장한 것과 비교하면 현격히 낮은 수준이다. 김 연구원은 "중국 리튬 광산 및 공장의 생산 중단 소식이 이어질 경우 탄산리튬 가격은 미약하게나마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지나친 광산 개발, 전기차 시장 둔화 때문에 2025~2026년까지 리튬 가격은 낮은 수준에 머무를 것"이라고 진단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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