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서울 영등포갑 지역구를 찾아 해당 지역구 총선 후보로 확정된 채현일 전 영등포구청장 지원사격에 나선다. 영등포갑은 최근 민주당을 탈당하고 국민의힘에 입당한 김영주 국회부의장(4선)의 지역구다. 국민의힘은 이날 김 부의장을 이 지역에 우선추천(전략공천) 했다. 탈당 이후 날을 세워 온 김 부의장을 향해 이 대표가 어떤 메시지를 낼지 주목된다.
민주당에 따르면 이 대표는 이날 오후 영등포구 영등포동 '영등포 뉴타운 지하쇼핑몰'에 채 후보와 함께 방문할 예정이다. 쇼핑몰 방문에 앞서 채 후보 선거 사무소도 찾는다. 이 대표는 이틀째 서울을 공략하고 있다. 전날에는 '정치 1번지' 서울 종로를 찾아 이 지역구 후보인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사위 곽상언 변호사에게 힘을 실어줬다.
이 대표는 전날 밤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한강벨트 영등포를 반드시 사수하고 경제 폭망, 국민 배신 정권의 책임을 묻겠다. 새로운 나라를 위해 모두 힘을 보태달라"면서 영등포갑 지원 유세 일정을 알렸다. 해시태그(#)로는 '못살겠다_심판하자', '입틀막정권', '경제폭망책임져라'를 달았다.
이 대표가 영등포갑을 찾는 이날, 국민의힘은 최근 민주당을 탈당하고 자당에 입당한 김 부의장을 영등포갑에 전략공천했다. 영등포갑은 김 부의장의 지역구로, 장동혁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의정활동을 해왔던 지역구에서 국민의힘으로 의정활동 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공천관리위원회에서 고민하고 있다"고 전략공천을 예고한 바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 첫 고용노동부 장관을 지내 친문계로 분류되는 4선 중진 김 부의장은 지난달 19일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로부터 컷오프(공천 배제)가 유력한 하위 20% 대상에 포함된 것에 반발하면서 탈당을 선언했다. 김 부의장은 이후 거취를 고민하다 탈당 꼭 2주 만인 지난 4일 국민의힘에 전격 입당했다. 그는 입당 행사에서 "정치인은 개인의 사리사욕을 위한 도구로 쓰여선 안 된다"고 이 대표를 겨냥했다.
이 대표도 김 부의장을 공개 저격하면서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그는 김 부의장의 국민의힘 입당 소식이 알려진 지난 3일 기자들과 만나 "(김 부의장이) 평가 결과에 대해서 매우 흡족하지 않으셨던 거 같다"며 "공직자 윤리 항목이 50점 만점인데 채용 비리 부분에서 소명하지 못하셨기에 50점 감점하는 바람에 0점 처리됐다고 한다. 안타깝다"고 했다. 이는 김 부의장의 과거 신한은행 채용 비리 연루 의혹을 언급한 것이다.
김 부의장은 같은 날 즉각 기자회견을 열고 이 대표가 언급한 채용 비리 연루 의혹은 자신과 무관하다고 반박했다. 그는 "2014년도에 신한은행에 채용 비리가 언론에 나온 적 있다. 내가 마치 연루된 것처럼 기사가 나왔는데, 관련해서 경찰에서 확인하거나 소환한 적이 없고 검찰 수사를 받은 적도 없다"며 "(이번 공천 심사를 앞두고 관련해) 투서가 들어왔으니 소명하라는 연락이 왔다. '아무 연관 없다'고 (답을) 보냈는데 '소명되지 않아서 0점'이라고 나를 다시 소환했다. 이 대표가 정말 다급했나 보다"라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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