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남산뷰 자택·미국 뉴욕 아파트 구매 의혹 등으로 '풀소유 논란'에 휩싸였던 혜민스님이 방송에 복귀했다. '풀소유'는 지나치게 물질적인 것을 좇는다는 뜻으로 '무소유'의 반대말로 쓰이는 말이다.
혜민스님은 지난 4일 공개된 BTN불교TV '마음이 쉬어가는 카페 혜민입니다'를 진행했다.
이는 '풀소유' 논란으로 활동을 중단했던 혜민스님이 약 3년 4개월 만에 복귀하는 방송이었다. 혜민스님은 본격적인 프로그램 시작에 앞서 "승려로서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점 참회한다. 많은 분이 주신 말씀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분들의 조언을 가르침으로 삼아 승려의 본분인 포교와 전법, 보시와 봉사에 더 힘쓰겠다. 더불어 하심하는 자세로 여러분과 함께 공부하며 수행하면서 고민을 같이 들어보는 좋은 프로그램을 앞으로 만들어 가겠다. 부족하지만 지켜봐 달라"고 덧붙였다.
이후 그는 "바쁜 일상에서 잠시 쉬어가고 싶을 때, 좋은 친구들과 이야기 나누고 싶을 때, 좋은 음악 들으며 마음을 힐링하고 싶을 때 카페에 가지 않느냐. '마음이 쉬어가는 카페'도 그런 곳"이라며 프로그램명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마음이 어렵고 힘든 사연이 있으면 나와 같이 나누며 좋은 음악을 듣고 명상하고 부처님의 좋은 가르침도 같이 배우는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 전 앞으로 여기서 여러분들을 기다리겠다"고 했다.
이날 방송의 주제는 '분별이 좋은 일, 안 좋은 일을 만든다'였다.
먼저 혜민스님은 암에 걸린 한 불자의 사연을 소개하며 "하루하루 아침 먹고 점심 먹고 저녁 먹고 하는 평범한 일상이 너무너무 소중하게 느껴지고 주변에서 자기하고 같이 시간 보내는 가족이나 친구들과의 관계도 감사한 느낌이 든다고 하셨다"며 "이분처럼 마음을 돌려보면 안 좋다고 여겼던 일들이 오히려 제2의 인생, 좋은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아들이 좋은 대기업에 들어갔다가 일이 너무 안 맞아서 6개월 만에 그만둔 불자의 사연을 소개하면서는 "그것이 다 이뤄지면 좋을 거라 생각했는데 자기 예상하고는 다른 결과를 보면서 '그런 것만은 아니구나' 이런 깨달음이 있었다는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인생이라는 것은 계속해 이어진다. 안 좋은 일이 있어도 그걸로 끝나는 게 아니고, 반대로 좋은 일이 있어도 그걸로 끝나는 것만도 아니다. 우리 인생이란 건 알 수가 없다. 이게 좋을지 안 좋을지 어떻게 아느냐"고 덧붙였다.
프로그램 말미에는 "우리 인생은 어떠한 생각에 사로잡히느냐에 따라 세상이 그런 시선으로 보인다. 감옥 속에 갇히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 어느 한 생각에 속아서 나도 모르게 거기에 침잠돼 자신을 속박하고 있었다는 걸 깨닫고 조금 더 편안하고 지혜로운 마음으로 일상을 살아갈 수 있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앞서 혜민스님은 지난 2020년 11월 tvN 예능프로그램 '온앤오프'에 출연해 2015년 8억원에 매입한 것으로 알려진 서울 삼청동 집을 공개해 '풀소유 논란'이 일었다. 이후 해외 부동산 소유 의혹, 스타트업 수익 활동 등 재산 관련 논란이 잇따라 불거지면서 활동 중단했다.
당시 그는 "이번 일로 상처받고 실망하신 모든 분께 참회한다"고 사과하고는 "모든 활동을 내려놓고, 대중 선원으로 돌아가 부처님 말씀을 다시 공부하고 수행 기도 정진하겠다"고 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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