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이 929엔인 와카야마현의 젊은이들은 1064엔인 인근 오사카부로 아르바이트를 간다. 그 결과 최저임금이 낮은 지역은 심각한 인력 유출을 겪고 있다.
최저임금이 931엔으로 교토(1008엔) 시가(967엔) 등 주변 지역보다 낮은 후쿠이현은 2022년까지 15년간 20대 인구가 24% 감소했다.
집권 여당인 자민당에서는 작년 5월 최저임금 일률화를 목표로 내건 의원 연맹이 발족했다. 지난 3일 일본 최대 노조 렌고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최저임금 통일을 요구하는 의견서를 채택한 지방의회가 80곳으로 사상 최대였다. 기초 지방자치단체뿐 아니라 이와테, 시마네 등 광역지자체 2곳도 최저임금 통일을 요구했다.
2021년 기준 일본 평균 물가를 100으로 했을 때 도쿄도는 104.5로 9년 연속 일본 내 1위였다. 반면 96.2의 미야자키현은 4년 연속 일본에서 물가가 가장 싼 지역이다. 사정이 이런 만큼 지역별 최저임금 차등화는 지극히 타당해 보인다.
다만 ‘대도시는 물가가 더 비싸니 최저임금도 더 높아야 한다’는 단순한 논리로 접근해서는 일본의 후유증을 되풀이할 우려가 있다. 렌고가 2023년 지역별 젊은 독신 남녀의 최저생활비를 비교했더니 지방의 생활비가 더 비쌌다. 대도시인 도쿄도 하치오지시와 오사카의 생활비는 월 16만3083~17만3494엔이었다. 반면 C등급인 오이타시에서 독신 여성이 한 달 동안 사는 데는 최저 19만1848엔이 들었다.
그런 점에서 일본 정부의 미세 조정은 참고할 만하다. 지난해 후생노동성은 A·B·C·D 4단계로 분류하던 최저임금 지역구분을 A·B·C 3단계로 줄였다. 최저임금 제도를 현재의 방식으로 개편한 1978년 이후 첫 제도 개선이다. 등급을 줄임으로써 지역 간 격차를 축소하겠다는 의도다.
후생노동성 관계자는 “매년 인상 폭이 대도시인 A지역에서 지방인 D지역으로 갈수록 낮아지면서 도농 격차가 확대되는 원인이 됐다”고 말했다. 2023~2024년 최저임금이 가장 높은 도쿄(1113엔)와 가장 낮은 이와테(893엔)의 차이는 220엔에 달한다. 2002년 104엔에서 두 배 이상으로 벌어졌다. 최저임금 차등화가 격차를 줄이는 밑거름이 되도록 지역별·업종별 최저임금 제도를 적절히 조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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