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텃밭 '블루월'이 무너졌다"…美 6대 경합주 트럼프 돌풍

입력 2024-03-05 18:56   수정 2024-03-06 01:07

미국 대선 승패를 사실상 결정하는 경합주(스윙스테이트)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초강세다. 트럼프는 이들 지역에서 본인의 전국 평균보다 높은 지지율을 얻으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압도하고 있다. 특히 민주당의 아성인 5대호 주변 지역에서 역전하며 기세를 올리고 있다. “민주당의 승리를 보장했던 ‘블루월’이 무너지고 있다”(워싱턴포스트)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경합주에서 절대 우위인 트럼프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 매체와 모닝컨설트가 지난달 말 공개한 6대 경합주 여론조사에서 트럼프가 바이든을 모두 앞섰다. 6대 경합주는 위스콘신주, 미시간주, 펜실베이니아주, 네바다주, 애리조나주, 조지아주를 말한다. 지난 대선에서 바이든과 트럼프의 득표율 차이가 3%포인트 이내인 곳이다. 2016년부터 6대 경합주 중 더 많은 곳에서 승리하는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했다. 트럼프는 2016년 네바다를 뺀 5개 주에서 승리했고, 바이든은 2020년 6개 주 모두를 휩쓸었다.

하지만 4년 만에 판도가 바뀌었다. 트럼프는 지난달 애리조나와 조지아 여론조사에서 각각 49%의 지지율을 얻어 바이든 대통령(각각 43%)을 6%포인트 앞섰다. 네바다에서도 트럼프(48%)와 바이든(42%)의 지지율 격차는 6%포인트였다. 여론조사 분석업체인 리얼클리어폴리틱스가 2022년 11월부터 최근까지 집계한 두 사람의 전국 지지율 차이(2.1%포인트)의 세 배 수준이다.

경합주의 지지율 격차는 더 커지는 추세다. 바이든 지지율은 정체 상태인 데 비해 트럼프의 상승세는 계속돼서다. 지난해 11월 애리조나에서 46%를 기록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3개월 만에 지지율을 49%로 끌어올렸다. 같은 시기 바이든 지지율은 1%포인트 상승하는 데 그쳤다.
‘레드월’로 바뀐 ‘블루월’
트럼프의 약진은 5대호 주변에서 두드러진다. 위스콘신과 미시간, 펜실베이니아는 민주당의 전통적 강세 지역이어서 민주당의 상징인 푸른색을 따 ‘블루월’로 불린다. 2000년 이후 대선에서 민주당이 이 지역을 공화당에 내준 때는 트럼프가 출마한 2016년 대선이 유일하다.

트럼프는 8년 만에 명예 회복을 노리고 있다. 지난해까지 트럼프는 미시간주와 위스콘신주, 펜실베이니아주에서 바이든에게 뒤졌다. 그러나 바이든의 고령이 부각되면서 트럼프가 반사이익을 얻었다.

트럼프는 작년 11월 미시간에서 역전한 데 이어 지난달 위스콘신에서 2연속 바이든 대통령을 3~4%포인트 차로 제쳤다. 펜실베이니아에선 올 1월까지 9%포인트 차이로 바이든 대통령에게 뒤졌으나 지난달 49%의 지지율을 얻으며 바이든 대통령(43%)을 6%포인트 차이로 앞섰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인플레이션이 계속되면서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불만이 지지율 하락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노스다코타서도 승리
트럼프는 슈퍼 화요일(5일)을 앞두고 노스다코타주 경선에서도 승리를 추가했다. 로이터 등에 따르면 트럼프는 4일 노스다코타주 공화당 코커스(당원대회)에서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이로써 트럼프는 노스다코타주 대의원 29명 전원을 확보했다. 노스다코타주 경선 규정에 따르면 득표율 60%를 넘긴 후보가 있으면 승자 독식으로 29명 대의원 전원을 가져가게 된다. CNN은 “트럼프 지지세는 결집하는 데 반해 바이든 지지층은 분열하고 있어 트럼프의 강세는 계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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