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라스베이거스, 캐나다 온타리오 등에 럭셔리 복합리조트를 지은 글로벌 기업 모히건이 ‘아시아 첫 진출지’로 한국, 그중에서도 인천 영종도를 점찍은 건 2015년께다. ‘동북아 허브’인 인천국제공항과 가까운 위치, 세계적으로 인기가 치솟는 한류 콘텐츠, 2600만 명(수도권 인구)을 웃도는 내국인 수요까지. 이곳에 카지노, 호텔, 쇼핑몰 등 대규모 복합리조트를 건설하면 ‘아시아 대표 관광지’로 거듭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모히건은 그 이듬해인 2016년 문화체육관광부 복합 리조트 공모 계획의 최종 사업자로 선정됐다. 이후 ‘동북아 대표 리조트’ 건설을 위해 1단계 투자로만 2조원을 쏟아부었다. 모히건이 8년간 공들인 인스파이어 리조트가 5일 공식 개장했다. 2046년까지 추가 투자를 통해 영종도를 싱가포르, 마카오 등과 맞먹는 관광지로 키운다는 장기 계획도 마련했다.
인스파이어 개발 사업은 총 4단계로 진행된다. 앞서 문을 연 5성급 호텔, 카지노, 아레나 공연장 등은 1A단계다. 전체 436만㎡ 부지의 10분의 1 수준이다. 모히건은 이날부터 1B단계 오픈 준비에 들어가 상반기 내 복합쇼핑몰, 1000석 규모의 푸드코트, 야외 테마파크 등을 추가로 열 계획이다. 이후 2046년까지 2~4단계를 차례로 완료하면 동북아시아 최대 규모의 복합리조트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규모만큼이나 투자액도 어마어마하다. 모히건은 1A단계에만 16억달러(약 2조1368억원)를 투자했다. 4단계까지 완료하면 총사업비는 6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인스파이어가 향후 가져올 경제적 효과 역시 조단위다.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인스파이어의 생산 유발효과는 5조8000억원, 부가가치 유발효과는 1조8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인스파이어가 직간접적으로 창출하는 일자리도 2만8000개에 달할 전망이다.
일본, 아랍에미리트(UAE) 등 아시아 각국이 앞다퉈 복합리조트 경쟁에 뛰어든 가운데 인스파이어가 인근 파라다이스시티와 시너지를 내면 영종도가 ‘아시아 관광 허브’로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여러 개의 럭셔리 호텔·카지노가 ‘밀집 효과’를 내고 있는 라스베이거스처럼 인스파이어와 파라다이스시티가 시너지를 내면 국내 관광산업 파이가 커질 것”이라고 했다.
잘 만든 복합리조트 하나가 국가적인 부로 이어진다는 건 이미 증명됐다. 싱가포르가 대표적이다. 세계 최대 카지노 기업 샌즈그룹이 마리나베이샌즈와 센토사 리조트를 만든 후 싱가포르 정부의 관광·오락 부문 수입은 4년 새 27배 증가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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