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기도 화성 동탄신도시에서 소문으로 돌았던 '아파트 22억 거래'가 확인됐다. 동탄신도시에서 최고가 거래인데다 경기도 남부권에서는 판교신도시를 넘나드는 수준이다. 3.3㎡당으로 비교하면 서울 마포구 대장아파트인 '마래푸'(마포래미안푸르지오)를 뛰어넘었다. GTX 개통이 임박한데다 확장되는 동탄신도시의 후광효과를 제대로 봤다는 해석이다.
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9일 오산동 '동탄역롯데캐슬'(940가구)의 전용면적 102㎡(34층)가 22억원에 매매 계약이 체결돼 신고가를 기록했다. 이 단지는 지난해 9월에도 같은 면적이 21억원(25층)에 거래돼 5개월 만에 1억원이 오르게 됐다. 평수로는 약 41평이다. 3.3㎡당으로 환산하면 5360만원가량에 매매됐다는 계산이 나온다.
오산동의 A공인중개사는 "지난주부터 문의가 많아서 동네에서도 언제쯤 실거래가 신고가 되나했던 물건이다"라며 "지난번 거래보다 고층인 것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매물들의 가격이 강보합권 수준이다"라고 말했다.
실제 49층으로 지어진 이 아파트에 전·월세 매물은 거의 없지만, 그나마 매도 매물은 50여개 안팎으로 있는 편이다. 나와 있는 매물들은 전용 102㎡의 경우 저층이 21억원이지만, 고층은 23억원에 형성되어 있다. 전용 84㎡는 16억~18억원대에, 65㎡는 12억~15억원에 분포되어 있다. 중대형의 중고층 매물들은 매수인들이 꾸준히 보러오고 있어, 신고가 경신이 머지 않았다는 게 주변 공인중개사들의 얘기다.
거래부터 소문이 많았던만큼 이번 '실거래가 신고'를 두고서도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특히 '동탄 vs 비동탄'의 구도가 선명하게 갈리는 양상이다. '이 정도 가격이면 OO이나 OO사는 편이 낫지 않겠냐'가 주를 이룬다. 그도 그럴것이 이번 실거래의 경우 경기권에서는 판교신도시, 서울에서는 마포 수준에 달하기 때문이다. 입지적으로 그만한 장점이 있는지를 두고 온라인에서는 지역민들과 입씨름이 한창이다.
판교신도시에서는 40평대 중형아파트가 올들어 20억원에 거래됐다. 대장아파트인 백현동 '판교푸르지오그랑블'은 전용면적 103㎡(2층)가 지난 2월 23억원에 매매됐고, 알파리움 2단지 129㎡가 지난 1월 21억5000만~23억2500만원에, 봇들마을 8단지 101㎡는 지난 2월 21억500만원에 각각 손바뀜했다.
서울에서는 강북권의 대표적인 아파트인 '마포래미안푸르지오'(3885가구)를 실거래가로는 추월한 상태다. 전용면적 114㎡(22층)이 지난달 21억8000만원에 거래됐는데, 그나마도 작년말 18억7000만원이나 올해초 21억원에 비하면 반등한 수준이다. 면적도 동탄역롯데캐슬보다 넓은 45평이어서 3.3㎡당으로 따지면 마래푸가 더 싼 셈이다.
지역 주민들과 커뮤니티에서는 '모르는 소리'라고 입을 모은다. 동탄시범단지에 사는 김모씨는 "동탄에 처음 형성기때 이사왔고 개발계획을 줄줄이 꿰고 있을 정도"라며 "이번에 GTX 개통은 동탄발전의 시작일 뿐이라고 생각하고, 집값도 마찬가지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솔직히 서울에 갈일은 1년에 몇번 되지 않는다. 동탄 자체로도 발전 가능성이 높은데 굳이 다른 지역과 비교하면서 내려치기 당하고 싶지 않다"고 덧붙였다.
호수공원 주변에 살고 있는 이모씨는 "자연친화적으로 꾸며놓은 환경에 각종 교육시설, 인프라 등 빠질 게 없다"며 "집 가격만 보고 손가락질하지 말고 동탄에 사는 친구집이나 지인들 사는 얘기라도 들어보고 평가해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집값은 높아도 싼 전·월세집도 많다"며 "서울만 고집하지 않는다면, 20대들이 일자리 갖고 집 골라가면서 살 수 있는 도시다. 주말에는 SRT나 GTX 타고 서울이나 지방 어디든 빠르고 편하게 놀러 갔다올 수도 있다"고 자랑했다.
청계동의 B 공인중개사는 "동탄역 가까이에는 아파트가 많지 않은데다 서울권 출퇴근이 선호하다보니 호수공원쪽에 비해 더 가파르게 오르는 것 같다"며 "동탄신도시는 일자리가 늘어나는 추세다보니 기복은 있을지라도 집값은 꾸준히 오를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한편 동탄역에 정차하는 GTX-A노선 중 ‘수서~동탄 구간’은 이달 개통될 예정이다. 동탄에서 수서까지 20분이면 도달할 수 있게 된다. 운정~서울역 구간이 올해 말에 개통할 예정이며 나머지 구간(서울역~삼성역~수서)은 서울시가 추진 중인 삼성역복합환승센터 사업이 2028년 이후 가능할 전망이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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