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3월 06일 09:30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부동산 투자를 할 때 레버리지(leverage)를 활용한다. 대출금리가 낮을 때에는 높은 차입금 비율만큼 대출을 실행하여 레버리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투자 전략을 취하기도 하며, 지금처럼 대출금리가 높을 때는 상대적으로 에쿼티(equity) 비중을 높여서 투자한다. 그런 측면에서 레버리지를 어떻게 활용하느냐는 부동산 투자의 성공 여부를 가늠하는 중요한 수단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래서 이번 기고문에서는 담보대출 시장 현황에 대해 짧게 소개하고자 한다. 다만, 모든 부동산 섹터를 다루기에는 한계가 있어 상업용 부동산 투자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오피스를 다뤄보겠다. 오피스 담보대출 중에서도 보유기간 중 기존 대출을 리파이낸싱(refinancing)을 하거나 추가 차입을 하는 사례를 제외한 신규 담보대출 취급액 기준으로 소개하겠다.
신규 담보대출 취급액은 말 그대로 하나의 오피스가 거래될 때 발생하는 대출금액을 말한다. 그러다 보니 담보대출 시장은 신규 거래량과 상관관계가 높을 수밖에 없다. 마스턴투자운용 R&S실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서울과 분당지역에서는 492개동(거래금액 69.7조 원)의 오피스가 거래되었으며, 이들 오피스 중에서 337개동(대출금액 36.5조 원)이 대출을 받아 잔금을 납부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아래 그림 1을 보면 2012년 이후 2021년까지 오피스 거래금액은 지속적으로 증가하였다가 최근 2년간 감소하였다. 담보대출 금액 또한 이와 유사한 경향을 보이고 있다. 최근 2년 동안 오피스 거래량이 감소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담보대출 금액 또한 감소한 것이다. 다만, 보유기간 내 만기가 도래한 담보대출의 경우 리파이낸싱이 이루어졌을 것이기 때문에 실제 담보대출 금액은 이보다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
담보대출은 LTV(loan to value) 수준에 따라 트랜치가 선순위와 중·후순위로 나눌 수 있다. 선순위에 참여하는 대주는 일반적으로 은행, 보험사, 연기금 등이며, 중·후순위 대주는 저축은행과 캐피탈사 등이 주로 참여한다.
오피스 선순위 담보대출 규모는 2020년 8.3조 원을 기록한 이후 거래량 감소 영향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하여 지난해에는 3.6조 원에 그쳤다. 중·후순위 담보대출 규모 또한 지난해 716억 원으로 2016년 이후 처음으로 천억 원을 하회했다. 이는 최근 담보대출 금리가 상승하면서 대출금리와 자본환원율(Capitalization rate)이 역전되면서 중·후순위에 대한 활용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금리 하락기 LTV는 차입을 통한 레버리지 효과 극대화를 꾀하는 투자전략이 각광을 받으면서 2019년 74.1%까지 상승했었다. 하지만 2021년 8월 한국은행이 물가 상승에 대한 부담으로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하면서 대출금리 또한 상승하였고 자연스레 LTV는 70%를 하회하기 시작하여 지난해에는 65.6%까지 하락했다.
오피스 담보대출 금리는 필자가 2019년 작성한 박사학위 논문과 이후 업데이트 한 자료를 기준으로 2000년 이후부터 2023년까지 456건을 분석한 결과 그림 3과 같은 결과를 나타냈다. 담보대출 금리는 앞서도 언급했던 기준금리의 영향도 있지만, 국고채 금리와의 상관관계도 높은 것을 볼 수 있다. 2000년대 초반에는 10% 안팎의 높은 수준이었던 금리가 이후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여 지난해 말에는 5%대 초중반 수준을 보이고 있다.
그림의 담보대출 금리 사례 중에는 담보대출 취급 수수료를 포함한 all in cost 기준으로 집계가 되었으나 일부 사례 중에는 제외된 것도 포함되어 있다. 금리 안정기에 담보대출금리와 국고채(3년)와의 스프레드는 1.3%p 정도였으나, 2022년 말부터 2023년 초 급격히 금리가 상승했을 때에는 3.0% p에서 3.5% p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오피스 담보대출은 고정금리, 만기 일시 상환 조건으로 대출을 받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금리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CD 금리에 연동하는 변동금리 형태의 대출이 은행권을 중심으로 취급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최근 변동금리 금리는 CD 금리에 1.6% p에서 2.0% p 정도의 스프레드가 가산되고 있다.
올해 오피스 담보대출 규모는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매물들이 거래가 잘 이루어진다는 전제하에 최소 6조 원에서 최대 9조 원 정도가 예상된다. 향후 대출 시장의 규모가 커지고 유동화 시장이 성장하여 우리나라도 미국처럼 CMBS(commercial mortgage-backed securities) 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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