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켐바이오가 다음 달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리는 미국암학회(AACR)에서 기존에 발표한 적이 없는 이중항체 기반 항체약물접합체(ADC)의 전임상 결과를 처음으로 공개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레고켐바이오는 5일(미국 시간) ADC 후보물질의 전임상 결과를 담은 초록 3개를 AACR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 이중에는 지금껏 공개되지 않았던 CD20×CD22 표적 이중항체ADC ‘LCB36’의 초록도 포함됐다. 지금껏 개발된 사례가 없는 ‘퍼스트 인 클래스’다.
LCB36은 B세포 혈액암에서 흔히 알려진 표적 단백질인 CD20과 CD22를 표적하는 ADC다. 단백질 각각을 표적하려는 시도는 있었지만 이 둘과 동시에 결합하는 이중항체로 ADC를 만든 시도는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한 전문가는 “CD20, CD22만 각각 표적하는 항체를 이용하면 의도치 않은 세포도 공격하는 오프타깃 부작용이 상당부분 나타날 수 있다”며 “두 개 단백질을 동시에 표적해 B세포를 정밀 타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레고켐바이오는 AACR에서 쥐와 영장류에서 얻은 안전성과 효능에 대한 세부 데이터를 공개할 예정이다.
이날 레고켐바이오의 주가는 가격상승 제한폭(상한가)까지 뛰기도 했다. 전날 대비 1만7600원(29.33%) 상승해 7만7600원으로 장을 마쳤다. 회사측은 주가가 급등할 특별한 이유가 없다고 했다. 하지만 업계에선 이중항체 ADC 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된 것이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12월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이 ADC업체 시스트이뮨과 체결한 이중항체 ADC 기술도입(LI) 건이 대표적이다. BMS는 임상 1상 단계에 있는 EGFR×HER3 이중표적 ADC를 선수금 8억 달러(약 1조 676억원)라는 파격적인 조건으로 도입했다. 이후 이중항체 ADC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커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레고켐바이오는 이외에도 클라우딘 18.2 ADC ‘LCB02A’와 TROP2 ADC ‘LCB84’의 전임상에 대한 개략적인 결과가 담긴 초록을 함께 공개했다. 레고켐바이오에서 ADC 후보물질을 도입한 넥스트큐어와 고테라퓨틱스도 포스터를 통해 각 후보물질의 전임상 결과를 발표한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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