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 스타트업 모인의 서일석 대표(사진)는 6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직접 구축한 글로벌 외환 거래망으로 송금 가능한 국가가 계속 늘고 있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모인은 미국 캐나다 일본 등 세계 50여 개국 은행 계좌로의 해외 송금을 지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2016년 모인을 창업한 서 대표는 삼성전자 선임연구원, 소프트뱅크아시아 책임심사역 등을 지냈다.
모인의 강점은 저렴한 수수료와 빠른 송금이다. 시중은행에서 100만원을 미국에 보낼 때 8만원 정도의 수수료가 든다. 모인은 수수료가 5000원이다. 모인의 미국 송금 수수료는 100만원당 2000원 정도다. 100만원의 일본 송금 수수료는 시중은행 13만원, 모인 1만4000원이다. 1000만원 송금 시 모인의 수수료는 11만원 정도로 시중은행의 절반 수준이다. 모인으로 5만달러 이상 송금하려면 정부에 관련 내용을 신고해야 한다. 서 대표는 “시중은행은 미국에 돈을 보내려면 하루 정도 걸리지만 모인은 당일 송금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모인은 해외 송금망을 새로 구축하는 방법으로 경쟁력을 확보했다. 시중은행은 대부분 국제금융결제망(SWIFT)을 통해 해외 송금 업무를 처리한다. 이 결제망을 사용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수수료가 붙는다. 모인은 국가별 해외 송금 사업자와 협력하는 방식으로 글로벌 결제망을 확대하고 수수료를 낮췄다.
서 대표는 “SWIFT가 생긴 지 30년이 넘었고 미국과 유럽 은행 중심으로 구축돼 이들에 유리한 구조라는 것을 알고 글로벌 네트워크를 직접 만들었다”고 말했다. SWIFT를 통해 해외 송금을 하기 위해선 SWIFT 코드를 써야 하는 등 절차도 까다롭다. 모인은 해외 송금 시 필수 기입 정보가 적다.
입소문이 퍼지면서 모인 이용자는 크게 늘고 있다. 모인이 출시된 2016년부터 송금액은 매년 평균 186% 증가했다. 개인 이용자는 26만 명 정도이고 기업 고객사는 4000곳이 넘는다. 송금 건수로는 100만 건 이상의 개인 이용자 송금을 처리했다. 기업 송금 누적액은 1000억원 정도다.
모인의 주요 타깃 중 하나는 유학생이다. 모인은 유학생 맞춤형 송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서 대표는 “해외 유학생의 30% 정도가 미국에서 공부하는데 모인 사용 시 수수료를 크게 아낄 수 있다”고 말했다. 서 대표가 창업 아이템으로 해외 송금을 택한 것도 그가 미국 유학 시절에 유학비 처리의 불편함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기업 고객 대상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기업용 서비스인 모인비즈플러스를 운영 중이다. 서 대표는 “기업은 관리할 송장이 많고 환율도 따져야 하는 등 해외 송금 업무가 복잡하다”며 “이런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고도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 시장 공략도 강화한다. 일본은 한국에서 송금하는 수요가 많다. 일본 현지 금융 시스템은 한국보다 크게 낙후됐다. 그만큼 사업 기회가 많다는 뜻이다. 서 대표는 “올해 일본 정부로부터 해외 송금 사업 라이선스를 받아 일본에서 직접 송금 업무를 처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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