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서울 6곳·경기 5곳·인천 2곳 등 총 20개 선거구의 당내 경선 결과를 6일 발표했다. 이 대표 체제에서 원내대표를 지낸 박광온 의원은 친명계 후보인 김준혁 한신대 교수에게 패해 4선 도전이 좌절됐다. 역사학자인 김 교수는 <왜 이재명을 두려워하는가>라는 책을 쓴 친명 후보로 분류된다. 박 의원은 지난해 4월 원내대표로 선출됐지만 같은 해 9월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 가결 사태로 떠밀리듯 원내대표직을 내려놓은 데 이어 공천에서도 탈락하는 수모를 겪게 됐다.
현역 의원 의정활동 평가에서 하위 20% 이하 평가를 받았다고 밝힌 비명계 후보도 줄줄이 고배를 마셨다. 하위 10% 평가를 받아 경선 득표의 30% 감산 페널티를 받은 친문(친문재인) 윤영찬 의원은 “이재명의 심장을 뺏길 수 없다”며 ‘자객 출마’를 한 비례 이수진 의원에게 패했다. 이 의원은 당초 불출마를 선언한 우상호 의원 지역구(서울 서대문갑)에 도전장을 냈지만, 해당 지역구가 전략 지역으로 지정되자 돌연 윤 의원 지역구로 옮겨 출마했다.
정춘숙(경기 용인병)·전혜숙(서울 광진갑) 의원 등 비명계 현역도 원외 친명에 쓴맛을 봤다. 용인병에는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이, 광진갑에는 이정헌 전 JTBC 앵커가 승리했다. 문재인 정부 출신인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충북 청주상당에서 이강일 전 지역위원장에게 졌다. 친명 후보가 패한 건 김의겸 의원이 비명 신영대 의원에게 패한 전북 군산 정도다. 서울 용산에서는 강태웅 전 서울시 행정부시장이 이겼고, 친명 후보가 맞붙은 금천에서는 최기상 의원이 조상호 변호사를 이겼다. 광주고검장 출신으로 이 대표 변호인인 박균택 변호사는 광주 광산갑에서 현역 이용빈 의원을 꺾고 본선에 올랐다.
하위 평가 페널티를 받고 3인 경선을 치른 박용진 의원(서울 강북을)은 정봉주 민주당 교육연수원장과 결선을 치르게 됐다. 결선에서도 페널티는 그대로 적용돼 정 원장이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
공천 파동에 따른 지지율 하락을 의식한 이재명 대표는 ‘비명 끌어안기’에 나섰다. 이 대표는 이날 친문계로 분류되는 황희 의원의 지역구(서울 양천갑)를 찾아 지원 유세를 했다. 황 의원은 이 자리에서 이 대표를 치켜세웠다. 그는 “저 황희가 1기 김대중, 2기 노무현, 3기 문재인에 이어 이 대표를 중심으로 4기 민주정부를 세우겠다”고 지지자들에게 말했다. 선거전이 본격화하면서 공천받은 비명계 인사들은 갈등 확산보다 이 대표 지도체제를 지지하는 쪽으로 태도를 바꿀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재영/배성수 기자 jy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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