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대통령으로 확정되면서, 오는 11월 미국 대선은 민주당 소속인 조 바이든 대통령과 공화당 소속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결로 압축됐다. 이런 가운데 NH투자증권은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를 가정하고 한국과 미국 주식시장에 어떤 영향이 있는지 분석했다. 경제 정책은 호재이지만 외교 정책은 '테일 리스크'(발생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한 번 일어날 경우 경제·사회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는 위험)가 있다는 평가다.
7일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는 "재선에 성공할 시 트럼프 경제 정책의 1순위는 물가 완화가 될 것"이라며 "트럼프는 석유시추 확대 필요성을 주장해 왔고 미 중앙은행(Fed) 의장의 임기 만료 이후 교체를 통해 저금리 기조 압박을 높일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의 저물가, 저금리, 저세율 정책은 주식시장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짚었다.
한편 트럼프 당선의 최대 리스크는 외교 정책이라고 꼽았다. 이는 의회 동의 없이 대통령 독단으로 시행가능하다는 점에서 금융시장의 테일 리스크를 높이는 요소라는 분석이다. 센터는 "고관세 부과와 최대 압박 외교는 경기침체 위험을 키울 것"이라며 "특히 '탈 중국'이 어느 정도 진행된 미국보다 무역 의존도가 여전히 높은 유럽이 더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 본다"고 밝혔다.
국가별로 따져보면 미국 주식시장에선 금융과 필수소비재, 건설, 방산, 에너지, 테크 등이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조연주 연구원은 "높은 세율과 내수 비중이 높은 기업 중 글로벌 무역 민감도가 낮은 이들 업종이 긍정적"이라며 "석유 시추와 수송을 담당하는 원유 업스트림 기업과, 지정학적 불안이 높을 때 수혜를 보는 방산주도 좋아 보인다. 낮아지는 세율로 인한 중소형주 중심의 모멘텀 확산, 주주환원정책 강화 가능성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관련 기업으로는 엑슨 모빌, RTX, 코카콜라, JPM, 볼칸머티리얼즈, 일라이 릴리, 아마존 등 개별 종목과 배당 ETF를 꼽았다.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경우에는 반도체, IT, 인터넷, 헬스케어, 기계 등 업종에 호재다.
나정환 연구원은 "과거 트럼프 재임 기간 동안 주도주였던 정보기술(IT)과 성장주인 인터넷, 헬스케어 업종의 주가 흐름이 양호했다"며 "현 시점의 주도주는 AI 관련주인 반도체와 IT 업종으로, 성장주에 우호적인 Fed의 금리 인하가 기대된다는 점에서 반도체, IT, 인터넷, 헬스케어 업종을 여전히 좋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당선 시, 신재생 에너지 업종은 추가적인 정부 지원 정책이 없는 만큼 투자 심리는 부정적일 것"이라며 "신정부 출범 이후 인프라 정책 기대감에 따른 기계 등 산업재 종목의 수혜도 예상되지만, 과거 비슷한 사례에서는 주가 모멘텀이 단기에 그쳤다"고 밝혔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