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혐의로 구속기소 된 송영길 전 대표가 6일 옥중에서 '소나무당'을 창당하며 법원에 보석 허가를 요청했다.
송 전 대표는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21-1부(재판장 허경무) 심리로 열린 보석 심문에서 "조국 전 법무 장관도 2심까지 유죄이나 법정 구속되지 않아 창당 등 정치활동을 하고 있다'며 "저는 1심 선고도 안 나고 무죄를 주장하며 싸우는데 오늘 창당(소나무당)하고도 활동을 못 하는 점에서 수긍이 안 되는 면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선거는 4년 동안 대한민국의 운명을 좌우할 중요한 선거"라며 "25년 정치 인생을 결산해 국민의 심판을 받을 기회를 허용해 달라"고 말했다.
이어 "정치인의 사회정치적 생명은 국민들에게 자신의 정치적 이념을 전달하는 것”이라며 “이 사건이 이를 박탈할 정도로 중대한 사안인지 재판장이 잘 판단해 달라”고 호소했다.
송 전 대표는 돈 봉투 의혹이 불거진 전당대회에서 대표로 당선된 데 대해서는 “어느 계보에도 속하지 않고 정치를 하면서 친문 후보인 홍영표를 이김으로써 정당 민주주의의 꽃을 이뤘다고 자부한다”고 했다.
반면 검찰은 "피고인의 무죄 주장은 근거가 없고 적용된 혐의는 10년 이상까지 선고될 수 있다"며 "증거인멸이 심각하게 우려되므로 보석 청구를 기각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어 "피고인은 옥중에서 창당하고 출마 의사를 밝히는 등 구속수감 중인데도 정치적 영향력은 아직 상당하다"며 "이런 활동은 주요 증인에게 상당한 심리적 압박이 되고, 접촉해서 회유할 경우 성공할 가능성도 크다"고 우려했다.
재판부는 검찰과 송 전 대표 주장을 모두 검토한 뒤 보석 허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송 전 대표는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둔 2021년 3~4월 6650만원이 든 돈 봉투가 민주당 국회의원과 지역본부장 등에게 전달되는 과정에 개입한 혐의로 지난 1월 4일 구속기소 됐다.
조 전 장관은 자녀 입시 비리와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감찰 무마 등의 혐의로 기소돼 1·2심에서 모두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지만, 법정 구속되지는 않았다.
1심 재판부는 조 전 장관을 법정구속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배우자(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가 수감 중인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정 씨가 풀려난 뒤 열린 2심 선고에서 재판부는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방어권 보장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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