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관련주는 올해 2~3분기 조정 후 반등이 예상됩니다. 이때 코인베이스, 마라톤 디지털 등 주요 종목을 분할 매수하면 하반기 좋은 수익률이 기대됩니다.”
재야 투자 고수 윤승훈 씨(34)는 지난달 말 막을 내린 키움증권 실전투자대회 ‘2023 키움 영웅 결정전’에서 해외주식 부문 최고 수익률을 기록한 인물이다. 두 달 남짓 대회 기간 수익률은 169%. 2686명에 달하는 월간 입상자들과의 경쟁을 이겨내고 이룬 성과다.
그는 7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단기 등락이 있겠지만, 비트코인 가격은 내년까지 상승이 예상돼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와 종목 동향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며 “차트 분석은 ‘변동성 축소 패턴(VCP)’을 참고할 만하다”고 말했다.
‘그라니티셰어즈 2X 롱 코인 데일리 ETF(CONL)’에 ‘베팅’했던 전략은 주효했다. 코인베이스의 상승률을 2배로 추종하는 ETF다. 코인베이스와 비트코인 채굴주인 마라톤 디지털·라이엇 블록체인·클린스파크, 미 상장기업 중 비트코인을 가장 많이 보유한 마이크로스트레티지 등 5가지 개별 종목에도 주목했다.
그는 올해 하반기 이들 종목을 중심으로 다시 한번 기회가 찾아온다고 강조했다. 최근까진 비트코인 가격 폭등세와 함께 랠리가 펼쳐졌지만, 2분기 이후 저가 매수 시기가 온다고 전망했다. 다만 등락률이 극심한 비트코인 관련주의 특성을 차트 분석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씨가 활용하는 VCP 방식은 미국의 주식 트레이더 마크 미너비니의 투자법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주가 변동 폭이 점차 줄어들며 저항선을 돌파하면, 주가는 더 높은 가격대로 향할 수 있다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비트코인 선·현물 가격과 관련주가 많이 담긴 러셀2000 지수도 함께 살펴야 한다고 했다.
일본과 인도 시장의 지수 기반 ETF도 그의 관심사다. 윤씨는 “‘TIGER 일본니케이225’나 ‘KODEX 일본TOPIX100’은 기술적 분석 관점에서 최소 1~2년간 등락을 보이며 우상향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미 증시에 상장된 ‘아이셰어즈 MSCI 재팬 ETF(EWJ)’도 기대 종목으로 꼽았다. 인도 투자는 보다 장기적으로 접근한다. 그는 “‘TIGER 인도니프티50’나 미국에 상장된 ‘아이셰어즈 MSCI 인디아 ETF(INDA)’는 지속 상승이 예상돼, 최소 20년을 잡고 적립식 장기투자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투자 원칙도 있다. ‘종가 기준 -7% 이상 수익률이 하락하면 과감하게 손절매한다’는 것이다. 그는 “매매 계획을 세우고 차트를 분석해도 생각대로 움직이지 않는 것이 주식시장”이라며 “절반 이상 확률로 상승할 매매를 꾸준히 반복해, 복리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좋은 투자”라고 말했다. 초창기 투자자금 절반을 잃어가며 얻은 자신만의 철학이다.
그는 대회에 ‘부산아재2’라는 닉네임으로 참가했다. 현실에서의 그는 5살, 6살 남매를 키우는 부산의 평범한 직장인이다. 대학에서 화학공학을 전공하고, 상사 ‘영업맨’으로 삶을 살아가고 있다. 퇴근해 연년생 자녀를 씻기고 재우면 저녁 9시가 된다. 이후 새벽 1시까지가 그가 투자자로 활동하는 시간이다. 일론 머스크와 테슬라에 매료된 2019년, 2000만원을 들고 주식시장에 뛰어들어 현재까지도 패턴을 유지하고 있다. 윤씨는 “증권사 리포트, 텔레그램, 유튜브부터 챗 GPT까지 웬만한 정보는 접근 가능한 것이 요즘 세상”이라며 “주어진 시간만 잘 활용하면 직장인 투자자들도 결코 전업 투자자에 뒤처지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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