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여사는 이날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숙환으로 별세했다. 2015년 김 전 대통령이 서거한 지 9년 만이다. 손 여사는 이화여대 3학년에 재학 중이던 1951년 김 전 대통령과 결혼한 뒤 65년 동안 곁을 지켰다. 손 여사는 오랜 기간 야당 정객으로 활동하던 김 전 대통령을 헌신적으로 내조하며 무수한 정치인이 드나들던 상도동의 안주인으로서 역할을 했다. 김 전 대통령이 1993년 청와대에 입성한 뒤에도 대외활동을 적극적으로 하기보다 ‘전통적 영부인’ 상을 지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 전 대통령은 2011년 회혼식 때 “내 인생에서 가장 잘한 일 중 하나는 60년 전 손 여사를 아내로 맞이한 일”이라며 “아내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이 있는데 ‘그동안 참으로 고마웠소, 사랑하오’ 이 두 마디뿐”이라고 감사를 표했다.
손 여사는 김 전 대통령과의 사이에서 장남 김은철 씨와 차남 김현철 김영삼대통령기념재단 이사장, 장녀 김혜영 씨·차녀 김혜정 씨·삼녀 김혜숙 씨 등 2남3녀를 뒀다. 손주로는 국회의원 선거 출마를 선언한 김인규 전 대통령실 정무수석실 행정관 등이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손 여사의 별세 소식을 듣고 애도의 뜻을 표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 국민 모두 여사님의 삶을 고맙고 아름답게 기억할 것”이라며 “여사님께서는 신문 독자 투고란까지 챙겨 읽으시며 김영삼 대통령님께 민심을 전하셨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늘 정치적 동반자의 역할을 해주셨다”고 말했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오랜 세월 민주주의 투사로, 야당 정치인으로, 또 대한민국 제14대 대통령으로, 대한민국의 현대사를 온몸으로 받아냈던 김 전 대통령의 가장 큰 버팀목은 65년간의 반려자 손 여사”라고 애도했다.
나경원 전 의원은 SNS에 “상도동 사저로 김 전 대통령님을 찾아뵐 때마다 매번 따뜻한 웃음으로 맞이해주신 손 여사님을 떠올린다”며 “손 여사님의 편안한 안식을 기원한다”고 적었다.
손 여사 장례는 5일간 가족장으로 치러질 것으로 알려졌다. 빈소는 서울대병원에 차려지며, 8일 오전 9시부터 조문객을 받을 예정이다. 발인은 11일 오전 8시다. 손 여사는 국립서울현충원 김 전 대통령 묘역에 합장될 것으로 전해졌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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