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밀라노에서 개최된 한 패션쇼에서 관객들이 모델을 향해 쓰레기를 던지는 광경이 펼쳐졌다. 이는 브랜드가 기획한 퍼포먼스였다.
지난 4일(현지 시각) 워싱턴포스트 등에 따르면,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 ‘AVAVAV’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활동 중인 디자이너 베아테 칼손은 지난달 25일 열린 밀라노 패션쇼에서 ‘쓰레기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관객에게 사전에 바나나와 오렌지 껍질, 콜라 캔, 물병, 구겨진 신문, 날계란 등이 가득 든 바구니를 전달한 뒤 모델들이 워킹을 시작하면 던지도록 한 것이다. 관객들에게는 브랜드명 AVAVAV가 인쇄된 흰색 라텍스 장갑을 미리 제공했다.
모델들의 워킹이 시작되자, 실제로 관객들은 바구니에 든 각종 쓰레기를 던지기 시작했다. 쓰레기를 던지면 던질수록 모델들이 착용한 옷들은 더러워졌고, 런웨이는 난장판이 됐다.
워킹 중 쓰레기를 밟고 미끄러져 넘어지는 모델도 있었다. 런웨이 양쪽 스크린에는 그간 AVAVAV 브랜드에 달린 악성 댓글이 띄워졌다. "이건 패션이 아니다", "AVAVAV는 너무 과대평가 됐다" 등이었다.
처음에는 쭈뼛쭈뼛하던 관객들도 쇼가 끝날 때쯤에는 모두 공격적으로 쓰레기를 던졌다.
AVAVAV 디자이너는 온라인상에 무분별하게 쏟아지는 악성 댓글을 비난하기 위해 이런 퍼포먼스를 기획했다고 한다. 쓰레기를 악성 댓글에, 관객을 네티즌에, 모델을 악성 댓글을 받는 대상에 각각 비유한 것이다.
워싱턴포스트는 주춤거리던 관객들이 처음에는 눈치를 살피다 결국엔 적극적으로 쓰레기 던지는 행위에 동참하는 모습이 특히 시사점을 안겨줬다고 평가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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