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1등주 된 노보노디스크, 새 비만약 훈풍에 테슬라 넘었다

입력 2024-03-08 11:40   수정 2024-03-08 17:44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의 시가총액이 7일(현지시간) 테슬라를 뛰어넘었다. 개발 중인 먹는 비만치료제 아미크레틴이 주사형 치료제 웨고비보다 더 뛰어난 효능을 발휘한다는 임상시험 결과가 공개되면서다.
알약 치료제 성능, 주사보다 좋아
노보노디스크는 이날 아미크레틴을 12주 복용한 참가자들이 체중을 13.1% 감량했다는 1상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했다. 현재 시판되고 있는 웨고비는 임상시험 당시 12주 동안 체중 6% 감량 효과를 냈다. 알약 형태인 아미크레틴은 주사로 투여하는 웨고비보다 복용하기 간편하다.

노보노디스크는 올해 하반기 아미크레틴 2상 임상시험을 시작해 2026년 초 결과가 나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뉴욕 증시에 상장된 노보노디스크 주가는 8.95% 상승한 135.9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시가총액은 6065억달러(약 804조원)로 늘어나 비자(5716억달러), 테슬라(5690억달러)를 제치고 단숨에 세계 12위로 올라섰다. 투자회사 구겐하임의 시무스 페르난데스 애널리스트는 "노보노디스크는 아미크레틴이 빠르게 성장하는 회사 파이프라인의 기반이 될 것임을 분명히 했다"고 평가했다.

노보노디스크는 지난해 웨고비 열풍에 힘입어 명품기업 루이비통모엣헤네시(LVMH)를 제치고 유럽 시가총액 1위로 올라섰다.
열흘 전 85% 오른 후발주자, 19% 폭락
비만치료제 경쟁사들의 주가도 아미크레틴 시험 결과에 출렁였다. 이날 제약사 질랜드파마 주가는 덴마크 증시에서 9.27% 상승했다. 식욕을 억제하는 천연 호르몬 아밀린 유사체를 이용한 아미크레틴이 효과를 입증하며 같은 방식의 치료제를 개발하는 질랜드파마 주가도 덩달아 오른 것이다.


반면 지난달 27일 긍정적인 2상 시험결과를 발표하며 하루만에 주가가 84.91% 폭등했던 바이킹테라퓨틱스는 이날 18.84% 하락했다. 당시 바이킹테라퓨틱스는 웨고비와 같은 GLP-1 수용체를 이용한 주사기형 치료제를 13주 간 시험한 결과 14.7%의 체중 감량 효과를 냈다고 밝혔으나, 선행주자인 노보노디스크가 열흘만에 한 단계 앞선 시험 결과를 내놓으면서다. 노보노디스크 경쟁사인 일라이릴리의 주가는 0.05% 상승했다.

마르쿠스 만스 독일 유니온인베스트먼트 매니저는 "초기 판독 결과 노보노디스크가 다른 체중감량제를 개발하고 있는 일라이릴리 등 라이벌에 비해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보험료 폭증에 상승 폭 '연15% 제한' 계약도
비만치료제 소비가 급등하자 미국 건강보험사 시그나는 고객사의 비만치료제 비용 부담 증가 폭을 연 15%로 제한하는 계약을 일라이릴리·노보노디스크와 체결했다.

이는 고객사들의 체중감량제 보험을 유지·확대해 비만치료제 고객층을 늘리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보험 고객사는 소속 직원들이 체중감량제 지출을 늘릴 경우 더 많은 비용을 보험료로 지출해야 한다. 지난 1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는 급등하는 보험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소속 공무원의 체중감량제 보험 적용을 중단했다. 시그나는 고객사들의 관련 지출이 매년 40~50%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그나는 일라이릴리·노보노디스크와의 구체적인 계약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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