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 총선 영입 인재 일부의 음주운전 전과가 드러나자, "이재명 대표 본인도 음주운전 전과자인데, 민주당에는 혹시 음주운전 가산점 같은 게 있냐"고 했다. 알고 보니 국민의힘도 전과가 여럿 있는 인사를 잇달아 공천한 것으로 드러났다.
8일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국민의힘 공천이 확정된 213명(미등록 13명 포함)의 전과 기록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예비후보 명부를 통해 확인한 결과 43명(20.2%)이 전과 기록을 갖고 있었다. 이 중 17명(8%)은 음주운전 전과자였다.
양정무 전북 전주갑 국민의힘 예비후보의 경우 전과 9범으로 여야를 통틀어 가장 많았다. 기업체 대표인 양 후보의 경우 2003년부터 2019년까지 근로기준법 위반, 최저임금법 위반 등으로 벌금형 등을 받았다.
지난 2일 전남 해남-완도-진도에서 공천받은 곽봉근 예비후보도 2011부터 2016년까지 변호사법 위반(벌금 200만원), 공직선거법 위반(벌금 100만원), 폭행·재물손괴(벌금 300만원), 모욕 및 공직선거법 위반(벌금 150만원) 등으로 전과 4범이었다.
강병무 전북 남원-장수-임실-순창 예비후보는 2015년 농협조합법 위반으로 벌금 300만원을 냈고, 윤선웅 전남 목포 예비후보는 2011년 보조금예산관리법 위반으로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민주당에서는 전날에만 총선 영입 인재 2명의 음주운전 전과가 언론 보도로 드러났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백범 김구 선생의 증손자로 경기 하남을에 전략 공천된 김용만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 이사는 2012년 1월 음주운전으로 벌금 400만원형을 받았다.
역시 당 총선 영입 인재인 유동철 동의대 교수는 2004년 7월과 2013년 3월 각각 음주운전으로 벌금 150만원, 100만원형을 받았다. 유 교수는 지난달 23일 부산 수영에 전략 공천됐다.
민주당 공천 배제 사유에는 음주운전이 포함돼 있지만, '윤창호법 시행(2018년 12월 18일) 이전 적발 시'는 예외다. 이 때문에 약 20년 전 음주운전 전력이 있는 이 대표는 해당하지 않는다.
앞서 7일 한 위원장은 "민주당에서 음주운전 경력자나 음주운전으로 사고까지 내 벌금을 몇백만원 낸 분들이 다수 공천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그렇게 공천 운영하면 안 되는 것 아니냐. 민주당 기준이 무엇인지 물어보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한 위원장 발언 하루 만에 국민의힘에서도 음주운전 전과자 17명을 공천한 것이 드러난 셈이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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