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월 경상수지는 30억5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한 달 전(74억1000만달러)보다는 흑자가 절반 이상 줄었지만 1년 전 42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한 것에 비하면 큰 폭으로 늘었다. 경상수지 흑자는 지난해 5월 이후 9개월 연속 이어지고 있다.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연말 연초 계절적 요인으로 1월 경상수지 흑자 폭이 전월보다 축소됐으나 추세적으로 보면 작년 하반기부터 본격화한 수출 개선 흐름에 힘입어 양호한 흑자 흐름이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항목별로는 1월 상품수지가 42억4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수출이 552억20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4.7% 늘어났다. 반도체(52.8%), 승용차(24.8%), 기계류·정밀기기(16.9%) 등을 중심으로 4개월 연속 증가세다. 송 부장은 “서버용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를 중심으로 중국에서의 수요가 특히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입은 509억8000만달러로 작년보다 8.1% 감소했다. 에너지 가격 하락으로 원자재 수입이 11.3% 줄었고, 내수 부진에 따라 소비재 수입도 4.2% 감소했다.
서비스수지는 26억6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25억4000만달러에서 적자 폭이 커졌다. 여행수지가 14억7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한 것이 큰 영향을 줬다. 작년 1월 14억8000만달러 적자 이후 가장 큰 폭의 적자다. 겨울방학을 맞아 해외 여행객이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됐다. 지식재산권수지도 5억2000만달러 적자였다.
본원소득수지는 16억2000만달러로 흑자 폭이 크게 축소됐다. 한 달 전(24억6000만달러)에 비해선 34.1% 줄었고, 1년 전(66억7000만달러) 대비로는 4분의 1 토막 났다. 국내 기업의 해외 자회사 배당수입이 감소하면서 배당소득수지가 1년 전에 비해 77.3% 줄어든 영향이다.
올해 경상수지는 흑자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송 부장은 “2월 무역수지 흑자 규모가 증가한 것을 고려하면 (2월) 경상수지 흑자 폭은 더 늘어날 것”이라며 “상반기에는 상품수지를 중심으로 흑자 흐름을 지속하고, 하반기에는 흑자 폭이 확대되는 흐름이 더 뚜렷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이 지난달 발표한 경제전망에서 올해 경상수지를 520억달러 규모로 전망했다. 한은은 상반기 198억달러, 하반기 322억달러 규모의 경상수지 흑자를 예상하고 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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