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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미국 가계의 순자산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시 활황으로 가계 주요 금융자산인 주식의 가치가 상승했고, 부동산 가격 역시 올랐기 때문이다.
7일(현지시간) 미국 중앙은행(Fed)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가계 순자산은 156조2140억달러로 전년 대비 8.0%(11조5860억달러)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주식 순자산 가치는 1년 전보다 약 7조8000억달러 불어났고, 부동산 가치는 2조달러 가까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가계 순자산에서 주식 비중은 30%를 넘긴 동시에 예금 비중은 4년 만의 최저치인 11.5%로 떨어졌다.
주식 자산 증가는 뜨거운 미국 증시 랠리와 연결돼 있다. 미국 S&P500지수는 지난해 10월 30일 4166.82포인트에서 이날 5157.36포인트까지 23.7% 상승했다. Fed가 고금리를 유지하는 가운데서도 경기 확장세가 유지될 것이란 기대에 지난해 4분기부터 매수세가 몰렸다. 지난해 4분기 가계 주식 순자산은 이전 분기 대비 3.2%(4조8000억달러) 늘었다.
주택 가격 역시 상승세를 유지했다. 대출 금리가 상승했는데도 만성적인 주택 공급 부족으로 주택 가격이 계속 올랐다고 블룸버그통신은 분석했다. 이날 미 국책 담보대출 기업 프레디맥에 따르면 이번주 30년 만기 고정 모기지 평균 금리는 연 6.88%로, 2023년 5월 이후 약 1년 가까이 연 6.5% 밑으로 떨어지지 않았다. 미국 부동산 중개 플랫폼 리얼터닷컴의 지아이 쉬 이코노미스트는 “현재의 높은 모기지 금리 환경으로 인해 주택 소유에 대한 장벽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롬 파월 Fed 의장도 주택 공급에 관한 문제의식을 드러내고 있다. 파월 의장은 지난 6일 연방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미국 주택시장이 공급 부족이라는 구조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다”며 “주택비용 상승이 인플레이션을 부추기고 주택의 경제성을 악화시키는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금리를 인하하기 시작하면 주택시장은 신규 주택 건설과 매매 전반에 걸쳐 광범위하게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계 유동성은 팬데믹 이전보다 현저히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수시 입출금이 가능한 예금은 3조9000억달러 이상으로, 2019년에 비해 네 배 증가했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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