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달 LG유플러스 고객가치혁신콘텐츠팀장은 11일 AI 기반 ‘고객의 소리(VOC) 랩’의 핵심 기능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VOC랩은 고객센터 상담 내용을 AI가 분석·요약해주는 검색 시스템이다.
첫 화면은 구글 검색 페이지처럼 검색창이 크게 자리 잡고 있다. 포털 사이트에서 검색하듯 키워드를 입력하면, 설정 기간에 이뤄진 관련 상담 내용 전문을 보여준다. 핵심 내용을 다섯 개 문장으로 요약도 해준다.
김 팀장은 “자체 개발한 AI 기술인 ‘익시’를 활용해 이 시스템을 구축했다”며 “3~4년 치 고객 상담 내용을 학습시켜 AI가 전후 사정과 맥락을 파악하고 요약까지 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VOC랩에 적용된 AI는 많게는 수십억 개에 달하는 문단을 의미에 따라 분류하고, 해당 내용에 따라 각각의 요약문을 만든다. 특정 키워드 관련 상담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검색 기능도 제공한다. 사례별 비교 분석까지 가능하다.
그는 “고객상담 및 대응 조직만 VOC를 봐서는 안 된다는 의견에서 출발한 시스템”이라며 “모든 사업팀에서 손쉽게 VOC를 들여다볼 수 있도록 AI의 힘을 빌려봤더니 기대 이상의 결과물이 나왔다”고 했다. VOC랩 도입 후 전사적으로 고객 의견이 더 적극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했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예컨대 로밍 관련 고객 의견은 로밍사업팀에서 직접 보고 빠르게 개선하는 식이다.
고객이 어떤 문의를 많이 하는지, 어려워하는 지점이 무엇인지를 쉽게 찾아낼 수 있다는 점을 대표 장점으로 꼽았다. 통상 상담 전화는 한 건당 7분 37초 이상 걸린다. 10분이 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한 건을 문자로 변환하면 100줄이 넘는 것은 기본이다. 김 팀장은 “과거엔 상담 내용을 보려면 10분짜리 녹취 기록도 처음부터 끝까지 다 들어야 했다”며 “요즘은 VOC랩을 통해 5~30초 만에 전문과 주요 내용 요약 문장을 받기 때문에 곧장 시사점을 발견한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VOC랩에 생성 AI를 적용해 고도화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김 팀장은 “검색으로 정보를 얻는 포털사이트 같은 기존 구조를 더 진화시켜볼 생각”이라며 “질문을 하면 아예 답을 주는 챗GPT 같은 형태를 논의하고 있다”고 했다. 추후 기업 간 거래(B2B) 사업 중 하나로 VOC랩을 다른 기업에 판매하는 방안도 추진할 계획이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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