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5년 안에 상황은 완전히 바뀔 것이다. 작업마다 다른 앱을 사용할 필요가 없다. 당신이 하고 싶은 일을 일상 언어로 기기에 말하기만 하면 된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는 작년 11월 자신의 블로그에 “가까운 미래에는 누구나 인공지능(AI)으로 구동되는 개인 비서를 가질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생성형 AI가 자율 AI 에이전트(Autonomous AI Agent·AAA)로 진화하고 있다. AAA는 사용자에 대한 지식을 기반으로 다양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다. 인간이 컴퓨터로 자신의 작업을 수행하는 수준에 그치지 않고 AI가 인간과 소통하며 필요한 업무를 하고 결과까지 내놓는 것을 의미한다. 아이언맨의 ‘자비스’와 같은 진정한 의미의 AI 비서인 셈이다. 게이츠는 “AI의 발전으로 최근에야 에이전트가 실용화됐다”며 “에이전트는 컴퓨팅 분야에서 가장 큰 혁명을 가져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서비스는 마이크로소프트의 AI 비서인 코파일럿에 재무 분석을 위한 기능을 추가한 형태다. 이용자는 채팅 방식으로 기업의 재무 데이터를 관리, 분석할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재무 담당 부서의 상당수 작업을 자동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AI가 데이터를 수집하고 기본적인 보고서를 작성해준다. “다음 분기 실적 전망치를 내줘”와 같이 자연어 프롬프트를 사용해 데이터를 손쉽게 생성하고 검토할 수 있다.
자사의 전사적자원관리(ERP)·고객관계관리(CRM) 솔루션인 마이크로소프트 다이내믹스 365는 물론 SAP와 같은 외부 서비스에서도 데이터를 가져올 수 있다. 업계에선 이 같은 AI 도구가 발전할수록 SAP, 세일즈포스 같은 ERP, CRM 전문 기업과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찰스 라마나 마이크로소프트 기업부사장은 “담당자가 CRM을 사용하는 일이 줄어들 것”이라며 “코파일럿이 CRM을 최신 상태로 유지하고 정보를 가져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올해 하반기 이 서비스를 정식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세일즈포스 역시 최근 AI 기반 대화형 어시스턴트 ‘아인슈타인 코파일럿’과 맞춤형 AI 모델을 구축할 수 있는 ‘아인슈타인 1 스튜디오’를 공개했다. 세일즈포스 사용자는 아인슈타인 코파일럿이 적용된 아인슈타인 1 스튜디오를 통해 자연어 프롬프트를 기반으로 분야별 맞춤형 AI 고객관계관리(CRM)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
윈도 PC에서 작동하는 코파일럿을 선보인 마이크로소프트를 비롯해 오픈AI, 구글 등 빅테크도 AAA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IT 전문매체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오픈AI는 두 종류의 AAA를 개발 중이다. 업무 자동화에 초점을 맞춘 PC용 AAA와 여행 일정 수립, 항공권·호텔 예약 등 웹 기반 작업을 처리할 수 있는 개인용 AAA로 구분된다. 오픈AI는 지난달 챗GPT가 대화의 특정 정보를 장기간 기억하고 이를 다른 상황에 적용하는 기능을 도입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구글은 ‘프로젝트 엘만’이라는 이름의 AI 에이전트를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용자의 사진과 검색 이력 등을 학습해 맞춤형 답변을 줄 수 있다.
메타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와츠앱 등 자사 SNS와 채팅 앱은 물론 퀘스트3 같은 가상현실(VR) 기기에서도 쓸 수 있는 AI 챗봇 ‘메타 AI’를 작년 9월 공개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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