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도시4'는 괴물형사 마석도(마동석)가 대규모 온라인 불법 도박 조직을 움직이는 특수부대 용병 출신의 빌런 백창기(김무열)와 IT 업계 천재 CEO 장동철(이동휘)에 맞서 다시 돌아온 장이수(박지환), 광수대, 사이버팀과 함께 펼치는 범죄 소탕 작전을 그린 영화다.
이 영화는 지난 2월 제74회 베를린국제영화제 베를리날레 스페셜 갈라 부문에 한국 시리즈 영화 최초로 초청돼 호평받았다.
11일 서울 성동구 메가박스 성수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마동석은 "영광스러운 자리였다"며 베를린 영화제 후일담을 전했다. 그는 "시리즈 최초 초청이라 기분 좋게 참석했고, 가는 길은 조금 멀었다"며 "도착해서 많은 분이 이미 저희 호텔 앞에 와서 사인 요청을 하고 기다려주셨다. 사인도 사진도 많이 해드렸다"고 말했다.
베를린 영화제에서 세계 관객에게 첫선을 보인 '범죄도시4'는 총 1600석의 좌석을 매진시키며 화제가 됐다. 마동석은 "유머 번역에 대해 걱정했는데, 오히려 굉장히 많이 웃어주시고 소리쳐주셨다. 하이라이트로 액션이 몰아치는 장면에서 손뼉도 많이 치고 그랬다. 다행히 잘 전달 됐고, 영화제서 조금 재미가 떨어지면 관객들이 나가기도 한다더라. 그런데 모든 분이 환호해 주셨다"고 전했다
이동휘는 "해외 영화제에 가본 것은 처음이었다. 마동석 형에게 조용히 문자를 남겼다. 숙소 들어왔는데 감격스러워서 눈물이 났다"고 털어놨다. 이어 "많은 관객 앞에서 박수받고 인사를 드리는데 한국 배우로서 자부심도 느껴졌다. 막연한 꿈을 이루게 된 것 같아 동석 형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신기했던 건 마동석-박지환의 코믹 신을 어떤 독일 분은 숨이 넘어갈 정도로 웃으며 꺽꺽거렸다. 부러웠다. 이번 영화에서 제가 코믹 적인 부분이 조금 없어서 박지환 형이 사정없이 웃기는 모습을 보면서 너무 부러웠다"고 덧붙였다.
김무열은 "언어의 장벽을 깨는 건 말로 하는 코미디라고 생각하는데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것처럼 아주 산산이 조각났다"며 "독일분들이 영화를 온전히 자기 것으로 만들고 즐기고 계셨다. 그 열기가 이어져 한국 관객들 기대에 부응하는 영화가 됐으면 좋겠다"고 거들었다.
박지환은 "마동석이라는 배우가 얼마나 신뢰받는지에 대해 알았다. 해외 관객과 언론 모두 너무 안정적이었고 낯설지 않았다. 선배님이 걷는데 관객들이 웃고 있더라. 저는 하던 대로 했는데 관객들이 좋아해 주셨고, 눈덩이가 불어나듯 놔버리며 웃으시더라. 웃음 코드는 문화 차이가 없구나 싶었다"고 부연했다.
이동휘는 "박지환 형의 인기가 정말 많았다. 어느 정도였냐면 저한테 지환이형 사진을 보여주며 저한테 사인해달라고 했다"고 했다.
박지환은 "허명행 감독에겐 마동석 사인해달라고 하더라"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앞서 '범죄도시'는 2017년 첫 시리즈를 공개한 후 역대 청불 영화 톱3에 등극하며 범죄 영화의 흥행 역사를 새로 썼다. 마동석의 한방 액션을 비롯, 독보적 빌런 장첸 등 캐릭터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대중적인 인기를 얻었다. 이후 2022년 '범죄도시2'를 통해 1269만 관객을 동원했고, 지난해 개봉한 '범죄도시3'도 천만 관객을 돌파했다. 네 번째 시리즈에선 리얼 복싱 액션을 통한 카타르시스, 더욱 강력한 유머, 높은 완성도를 갖추고 관객몰이에 나설 예정이다.
허명행 감독은 "전작에서 다 무술감독으로 참여했는데 이번 편에서 연출을 맡게 됐다. 부담감이 없진 않았다. 관객들이 기대를 많이 하는 흥행 시리즈이기 때문에 시리즈의 톤을 잘 지키면서 관객들이 더 보고싶어 하는 것에 대한 고민, 액션과 코미디를 더 업그레이드 하기 위해 중점을 뒀다"고 밝혔다.
연출을 맡은 허 감독은 앞서 넷플릭스 영화 '황야'로 데뷔 신고식을 치뤘다. 그는 '부산행', '나쁜 녀석들: 더 무비', '성난황소' 등을 통해 마동석과 함께 호흡을 맞춰온 무술감독 출신이자 최고의 파트너다. 그는 "마동석 형님이 많이 이끌어 주셨다. 배우들도 친분이 있는 상황이어서 서스럼없이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즐겁게 촬영한 현장이었다"고 했다.
허 감독은 '범죄도시4'에 느와르적 분위기를 가미했다고 귀띔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느와르를 좋아하는데 빌런들이 나올 때 그런 분위기를 내보고 싶었다. 형사들이 수사할 때 같이 무거우면 변별력이 없으니 유쾌한 부분으로 느낌을 맞추고 미쟝센과 음악까지 함께 고려했다"고 밝혔다.
"마동석이 곧 장르"라는 수식어를 얻은 마동석은 시리즈의 성장만큼 성숙해진 형사 마석도의 모습을 선보일 예정이다. 마동석은 "전작인 3편은 강력하고 살벌한 악당이고 경쾌한 톤이었다면 이번에는 묵직하고 강한 액션 위주로 많이 구사한다. 같은 복싱 기술이라도 이번엔 스타일이 조금 다르게 디자인했다. 허명행 감독이 같이 디자인하니까 극에 맞게 변화를 줬다"고 밝혔다.
이어 "마석도도 한편, 한편 넘어갈수록 조금씩 더 노련해진다. 거기 맞춰서 액션도 짰던 것 같다. 이번 빌런은 난도가 있는 액션을 원했다. 그래서 김무열 배우가 훌륭한 액션을 해줬다. 원래 잘했지만, 이번에도 잘 해줬고, 보시면 굉장한 액션을 보실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김무열과 함께 나오는 배우 김지훈에 대해서도 귀띔했다. 그는 "저와 똑같은 전철을 밟고 있는 친구다. 복싱하다가 트레이너를 했고 이제 배우이다. 국가대표 선수 출신인데 둘이 한번 복싱 대결을 하는 재밌는 장면이 나온다. 액션 적으로도 즐겨주시면 좋겠다. 영화 보시면 조금 다른 느낌, 강해진 느낌을 받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전했다.
아울러 "마석도는 설명이 많이 없어도 많은 관객이 알기에 조금씩 트위스트를 줬다. 사건에 관련된 피해자들의 감정을 가져가는 게 있어서 진한 맛이 조금 더 살아있다"고 부연했다. .
이번 시리즈 메인 빌런으로 나선 김무열은 과거 특수부대서 근무하다가 살상행위로 퇴출당한 후 불법 온라인 도박 업체를 운영하는 백창기 역을 연기했다. 그는 목적 달성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인물.
김무열은 "전투력은 기대하셔도 좋다. 이번 작품 때도 10kg 증량했다. 단검을 사용하고 기술로 상대방을 제압하는 캐릭터라 무조건적인 증량보다는 캐릭터에 맞는 몸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백창기는 일반인으로서 넘어갈 수 없는 선을 넘었다. 폭력에 중독된 사람이 상대방에게 폭력을 행사할 때 어떤 느낌일까. 대사가 많이 없기 때문에 눈빛과 행동, 자세, 분위기에 대해 많이 고민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더 극악한 빌런으로 만들기 위해 온종일 회의를 했다. 많은 분께 도움받았지만 박지환에게 조언을 구했다. 실제론 그렇지 않은데 한 글자, 한 글자 참여한 마음이다. 정성스럽게 만들었다"고 했다. 아울러 "개인적인 감상평은 백창기의 최후를 기대해 주셔도 좋다"고 기대감을 전했다.
이동휘는 두뇌 빌런 장동철으로 분해 극에 에너지를 불어넣는다. 그는 "액션을 하지 않는 빌런은 생소한 느낌인 것 같다. 백창기와 같이 나쁜 짓을 벌인다. 개인적으로는 순수하게 생각하고 표현했던 것들인데 너무 많은 나쁜 짓을 하고, 일을 벌이다 보니 자신에게 합리화가 되어서 죄책감 없이 순수해져 버린 지경에 이르는 것 같다. 백창기란 인물과 애증의 관계"라고 밝혔다.
김무열과 더 많은 호흡을 맞췄다는 이동휘는 "김무열의 액션을 보면 한 마리 말이 뛰어다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정말 아름다운 자태와 곡선, 여러 가지 모습들. 설레기도 하다. 제가 장동철이었다면 매일 따라다녔을 것"이라고 했다.
마동석과는 '브라더' 이후 오랜만에 호흡을 맞췄다. 이동휘는 "언제 또 작품을 하나 기다리고 있었다. 그게 이루어지게 되어 배우로서 감격스러운 순간이었다"면서도 "액션 분량이 없다 보니 이 인물이 어떻게 그려졌으면 좋겠는지 고민을 나눴다. 왜 저렇게 아이 같이 행동할까. 고민 끝에 대사를 만들고 색다른 빌런으로 인사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마동석은 빌런으로 이동휘를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 "굉장히 진중하면서 위트있고 선한 친구다. 연기적으로 다양한 얼굴을 가지고 있다. '범죄도시4'에서 그동안 그가 했던 역할보다 다른 결을 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훌륭하게 해줬다. 나중에 또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김무열에 대해선 "액션은 보는 사람들은 비슷해 보일지 모르지만 하는 사람들에게는 잘하는 사람과 아닌 사람 차이가 크게 난다. '악인전'에서 힘든 액션이 많았는데 김무열과 다음에 같은 편으로 만나든지 다른 상황에서 만났으면 했다"고 말했다. 이어 "살인병기 같은 모습에 날이 서 있는 한장의 칼 같은 사람이 필요했다. 그런 액션은 어려서 운동을 하던 사람이 해야 한다. 김무열은 그런 부분이 가능하다. 사실 다른 배우를 생각 못했다. 김무열이 꼭 해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서로 호흡 잘 맞아서 빨리 찍었다. 오히려 더 편하게 찍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괴물형사 마석도와 함께 유쾌한 호흡을 보여준 장이수(박지환)와 서울 광역수사대 팀원들도 돌아온다. 박지환은 "또 한 번 마석도를 만나 공조 아닌 공조를 하게 되는 역할로 돌아갔다. 무언가 크게 믿고 잘못 넘어갔다. 믿지 말아야 할 걸 믿었다. 본인의 삶을 또 걸어보는데, 여전히 아니라는 걸 알게 되는 순간이 제일 재미있는 코드였다"고 언급했다.
이어 '범죄도시3'에서 초롱이(고규필) 캐릭터가 화제가 된 것에 대해 "저도 보면서 귀엽고 사랑스러웠다. 마동석 선배를 범죄자로 만나면 항상 즐거운 장면이 나온다. 저나 고규필 배우가 아니더라도 마석도를 만나면 상상 이상의 웃음을 터트릴 수 있다. 그게 마동석의 힘이다. 같이 해 보면 안다. 순전히 제 능력은 아니다"라고 했다.
마동석은 "언젠가는 장이수와 초롱이가 만났으면 좋겠다"고 말해 '범죄도시' 세계관의 확장에 대해 언급해 기대감을 높였다.
영화 '범죄도시4'는 오는 4월 24일 개봉된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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