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는 모르는 거니까"…'41세' 서동주도 했다 '관심 폭발' [이슈+]

입력 2024-03-11 20:00   수정 2024-03-12 20:00

"지금 당장 결혼이나 임신 계획은 없는데 미래에 아이를 낳을 수도 있잖아요."

'41세 싱글'로 알려진 방송인 겸 미국 변호사 서동주씨가 "'난자 냉동'을 결심하게 됐다"며 한 말이다. 그는 최근 분당차여성병원 난임센터에 방문해 가임력 검사를 한 뒤 난자를 얼렸다. 서씨는 "난자 냉동이 임신과 출산뿐 아니라 먼 훗날 노화로 인한 질병의 치료제로도 사용 가능하다는 전문가 의견을 듣고 잘한 결정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최근 난자 냉동 시술에 대한 국내 여성들의 관심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키워드 분석 사이트 썸트렌드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지난 10일까지 한 달간 온라인상에서 '난자 냉동' 언급량은 전년 대비 134.52% 늘어났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결혼과 임신 시기가 늦어지고 난임 환자가 늘어남에 따른 결과라고 분석했다.
인기 주치의 예약 '하늘의 별 따기'…미혼·기혼여성 모두 '관심'

난자 냉동은 미래의 임신과 출산을 대비해 젊었을 때 건강한 난자를 미리 얼려 보관하는 것을 말한다. 국내에서는 1998년 차병원이 유리화 난자동결법을 처음으로 개발해 세계 최초 난자 은행을 만들며 시작했다. 과거에만 해도 난자 동결은 항암 치료나 난소 질환이 있어 난소 적출이 필요한 여성 환자들의 난자 기능 저하를 막기 위해 주로 사용됐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만혼' 영향으로 젊은 여성들이 가임력을 보존하는 데 주로 이용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차병원 30 난자은행 통계 따르면 2014년 이 병원에서의 난자 냉동 시술 건수는 33건에 불과했다. 하지만 2021년 이후 매년 1000여건 이상 미혼여성의 난자 보관이 이뤄지고 있는 등, 이 시술에 대한 여성들의 관심이 꾸준히 증가세다.

기혼·미혼 여성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도 난자 냉동을 결심한 글들을 적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인기 전문의의 치료는 예약하기 어려울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는 후문이다. 자녀 계획을 세우지 못한 맞벌이 부부라고 밝힌 30대 후반 여성은 "냉동 난자를 해야 하나 생각 중"이라면서도 "금액대가 생각보다 많이 들어서 고민"이라고 털어놨다.

난자 냉동의 가격대가 저렴하지 않은 만큼, 이에 대해 쉽게 결단을 내리지 못했다는 것이다. 현재 난자 냉동 술은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시술에 해당하는데, 병원마다 액수가 다르지만, 평균 400만~500만원 수준으로 형성돼 있다. 여기에는 과배란 유도 주사제, 초음파 검사비, 난자 채취료, 동결 보관료 등이 포함되지만, 채취된 난자 수, 보관 기간 등에 따라 비용은 달라지는 것으로 파악됐다.
"난자 냉동, 임신 대비책·질병 치료제 될 것"…전문가 전망

전문가들은 난자 냉동이 향후 임신을 위한 대비책이 될 뿐만 아니라 각종 질병 치료제로 쓰일 수 있다고 전망한다. 신지은 분당차여성병원 난임센터 교수는 "30세가 넘어서도 당장 결혼 계획이 없는 경우, 나이와 상관없이 난소기능 저하가 의심되는 경우에는 가임력 검진을 하고 35세 전후로 난자를 보관하는 것이 향후 임신을 위한 대비책이 될 수 있다"며 "난자 보관은 임신과 출산에도 쓰이지만, 앞으로는 난자를 이용한 줄기세포로 치료제 개발로 인해 노화로 인한 질병 치료로 쓰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재연 대한산부인과의사회 회장은 "난자 냉동에 대한 접근성과 여론이 과거보다 좋아졌다"며 "국내 여성의 초산 연령이 늦어지는 상황에서 각 지자체에서도 더 관심을 가지고 관련 수술에 대한 지원을 확대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난자 냉동은 고령 임신이 많아지고 출산 연령이 늦어지는 것에 대한 문제를 해결할 방법의 하나"라고 덧붙였다.

다만 김 회장은 난자 냉동이 '임신 성공 확률 100%'로 이어지진 않는다는 점에서 신중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그는 "자연 임신보다 임신 성공률이 높지 않은 사례도 있고, 수술받는 연령대도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라며 "난자를 얼린다고 해서 유산될 확률이 낮아진다거나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각자 신체 상태 등 여러 가지 조건을 따져보고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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