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증권과 케이프투자증권이 지난해 각각 다올투자증권 지분 4.7%를 사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투자은행(IB)업계에선 김기수 프레스토투자자문 대표가 작년 5월 초 다올투자증권 2대 주주에 오른 직후 지분 매입이 시작됐다는 점에서 이들 증권사가 다올투자증권 최대주주인 이병철 회장 측의 백기사로 나섰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11일 IB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SK증권과 케이프투자증권은 각각 다올투자증권 주식 285만 주를 보유 중이다. 지난해 6월 중순께부터 매수에 나섰다. 비슷한 시점에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해 주주명부 폐쇄일 이후 매수를 멈췄고, 최종 주식 보유 수량이 동일하다는 점으로 볼 때 업계에선 이들을 이 회장의 백기사로 보고 있다. 일각에선 김신 SK증권 대표, 임태순 케이프투자증권 대표와 이 회장의 친분이 투자 관계로 이어진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또 다른 백기사 후보가 있다. 중소기업인 중원미디어도 다올투자증권 지분 4.8%(294만6309주)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말 KB자산운용이 다올투자증권 지분을 매각할 때 케이프투자증권과 함께 인수에 참여해 지분을 늘린 것으로 파악된다. SK증권과 케이프투자증권처럼 5%에 조금 못 미치는 지분을 사들인 영향으로 지분 변동 상황을 의무 공시해야 하는 ‘5%룰’을 피할 수 있었다. 세 회사의 지분을 합치면 전체 14.2%에 이른다.
이 회장은 오는 15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2대 주주인 김 대표와 정관 변경, 이사선임 등을 놓고 ‘표 대결’을 벌일 예정이다. 이 회장 측(25.19%)과 김 대표 측의 지분율 격차는 주주명부 폐쇄일 기준 10.85%포인트에 불과하다. SK증권 등이 실제 백기사로 나서면 이 회장 측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한편 SK증권 관계자는 “당시 차액결제거래(CFD) 사태 여파로 다올투자증권 주가가 내려가 시세 차익을 남기기 위해 자기자본을 활용해 단순 투자를 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케이프투자증권 관계자는 “투자 전략에 대해선 공개할 수 없다”고 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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