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株, ELS 배상 우려 과해…배상액 부담 크지 않아"-다올

입력 2024-03-12 08:19   수정 2024-03-12 08:20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분쟁조정기준(배상안)이 발표됐다. 은행과 함께 증권사도 판매사로서 책임을 지게 됐다. 다만 증권주에 대한 우려는 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배상액 규모가 은행보다 작을 것으로 예상되고, 자금조달 수단 중 파생결합증권 비중을 꾸준히 줄여왔다는 이유에서다.

김지원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12일 보고서를 내고 "1주일 사이 KRX 증권 지수는 7.2% 하락하는 등 증권주 투자심리가 위축됐다"며 "은행 중심으로 배상안이 나올 것이란 기존 예상과 달리 증권사가 판매한 상품도 배상안에 포함됐기 때문"이라고 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홍콩H지수 ELS의 총판매액 18조8000억원 중 증권사에서 판매된 금액은 3조4000억원에 달한다. 증권사 전체 판매액 중 87.3%가 온라인에서 팔렸다. 증권사 판매분 중 올해 1~2월 손실액은 2000억원 수준이다. 판매사들의 불완전판매 여부에 따라 기본배상비율 20∼40%를 적용하는데, 불완전판매를 유발한 내부통제 부실 책임을 고려해 은행은 10%P, 증권사는 5%P를 가중하기로 했다.

김 연구원은 증권주에 대한 우려가 과하다는 입장이다. 배상액 규모가 은행보다 작을 것이란 전망에서다. 그는 "ELS 발행물의 주요 인수자가 은행"이라며 "은행의 불완전판매에 취약한 65세 이상 고령 투자자, 오프라인 투자자 비율이 훨씬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NH투자증권, 키움증권 등 5개 증권사의 상·하반기 배상액을 각각 1878억원, 437억원으로 추정했다.

ELS 판매가 위축되더라도 증권사 자금조달엔 큰 부담이 없을 것이란 전망도 내놨다. 증권사들이 자금조달 방법을 다양화했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ELS를 포함한 파생결합증권이 증권사의 주요 자금조달원"이라면서도 "현재 환매조건부채권(RP), 발행어음이 주요 자금조달원인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발행어음 업무 인가를 받은 증권사는 발행어음 비중이 높아질 것"이라며 "5개 증권사(한국·미래·삼성·NH·키움)의 부채 내 파생결합증권 비율은 평균 11%"라고 덧붙였다. 발행어음은 증권사가 투자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약정 수익률을 지급하는 만기 1년 이내의 단기 금융상품이다. 예금자 보호 적용 대상은 아니지만, 발행사가 파산하지 않는 한 손실 가능성이 없어 저위험 투자상품으로 꼽힌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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