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 앞 봄나들이'…공원 특례단지 인기

입력 2024-03-12 17:39   수정 2024-03-13 13:17


올 상반기 경기 광주, 광주광역시, 경북 경산 등 전국에서 8000여 가구의 민간공원 특례사업 단지가 쏟아진다. 공원과 아파트를 함께 조성하는 사업으로 공원을 내 집 마당처럼 이용할 수 있어 관심을 끈다. 주변 환경이 쾌적한 데다 대단지로 지어져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청약시장에선 ‘공특무청’(공원특례사업 아파트는 무조건 청약한다)이란 신조어가 쓰이기도 한다.
상반기 8000여 가구 공급
12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전국에서 약 70개의 민간공원 특례사업으로 아파트 개발이 진행 중이다. 이 중 상반기엔 8000여 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민간공원 특례사업은 지방자치단체를 대신해 민간이 장기 미집행 공원을 조성하는 대신 일부 용지를 개발하는 제도다. 도시공원 부지의 70%를 공원으로 조성해 지자체에 기부채납하고, 나머지 30%에 주거·상업 시설 등 비공원 시설을 짓는다.

롯데건설이 광주 서구 금호동에 선보이는 ‘광주 중앙공원 1지구’는 2772가구로 이뤄진다. 약 224만5000㎡ 규모의 공원에 들어선다. 광주시는 2016년부터 관내 9개 공원을 대상으로 특례사업을 추진 중인데 이 중 가장 큰 규모다.

광주 남구 송하동 ‘광주 송암공원 중흥S-클래스 SK VIEW’는 지난달부터 분양을 진행하고 있다. 중흥토건과 SK에코플랜트가 지하 3층~지상 27층, 17개 동, 1575가구(전용면적 84·108㎡)를 짓는 프로젝트다.

경기 광주 ‘광주궁평민간공원 모아엘가’(1071가구)와 경북 경산 ‘상방공원 호반써밋 1, 2단지’(2105가구) 등도 공급된다. 광주 모아엘가는 곤지암IC 인근에 전용 84㎡로 지어진다. 제주시 건입동 ‘제주 중부공원 제일풍경채 센트럴파크’도 분양 중이다. 이 단지는 지하 4층~지상 15층, 12개 동, 728가구 규모다. 제주는 700가구를 넘는 단지 비중이 전체의 1.3%에 불과하다. 중부공원은 약 17만㎡ 규모로 공급될 예정이다.
쾌적한 지역 랜드마크
민간공원 특례사업의 특징은 일반적인 ‘숲세권’ 아파트와 달리 주거 공간 자체가 공원의 일부로 만들어진다는 점이다. 대체로 도심에 있어 교통, 교육, 생활 인프라 등도 좋은 편이다. 부동산 경기 침체 속에서도 청약시장에서 높은 경쟁률을 나타내는 비결이다.

경북 포항 남구에 들어서는 ‘힐스테이트 더샵 상생공원 2단지’(투시도)는 지난달 초 1342가구 모집에 9166명이 몰렸다. 평균 6.8 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광주 ‘위파크 일곡공원’은 지난달 20일 일반분양 797가구 모집에 2361명이 신청했다. 광주는 민간공원 특례사업 단지 선호도가 두드러진다.

지난해 청약을 진행한 ‘위파크 마륵공원’은 일반분양 641가구 모집에 6209명이 신청하며 평균 9.6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위파크 더 센트럴’과 ‘운암산공원 우미린리버포레’는 각각 5.1 대 1, 4.6 대 1의 평균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광주 청약자 수(2만4563명)가 2022년(4682명)보다 약 5.24배 늘어난 것도 민간공원 특례사업 영향이 작지 않다는 분석이다.

이들 단지 몸값은 주변 단지보다 높게 형성되고 있다. 국내 첫 민간공원 특례사업인 경기 의정부의 ‘의정부 롯데캐슬 골드파크’ 2단지 전용 84㎡는 지난달 5억7200만원에 거래됐다. 3.3㎡당 약 2220만원으로, 의정부 지역의 3.3㎡당 평균 매매가(1321만원)보다 1.68배 높다.

숲세권 단지가 인기를 끄는 만큼 앞으로도 민간공원 특례사업 단지에 대한 관심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소득 수준이 높아지고 미세먼지 등으로 도시 환경이 악화하면서 공원과 붙은 단지가 차별적 정주 공간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명현 기자 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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