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게임앱 일냈다…다운로드 '세계 3위'

입력 2024-03-12 18:03   수정 2024-03-13 09:57


지난해 출시된 모바일 앱 중 가장 많은 인기를 끈 것은 메타의 스레드와 오픈AI의 챗GPT였다. 다운로드가 1억 건을 넘긴 ‘유이한’ 앱이다. 이들 앱의 바로 뒤에 이름을 올린 앱이 한국 스타트업의 작품이라는 걸 아는 이는 많지 않다.
다운로드 2억1000만 건
1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게임 스타트업인 슈퍼센트가 개발한 게임 앱 버거플리즈가 지난해 출시된 앱 중 세계 다운로드 건수 3위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누구나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게임 장르인 하이퍼캐주얼로 승부수를 띄운 전략이 먹혀들었다는 설명이다.

모바일 앱 시장조사업체 앱매직을 기준으로 한 버거플리즈 누적 다운로드는 8381만 건이다. 지난해 출시된 앱 중 3위다. 스레드(2억5339만 건) 챗GPT(1억6305만 건) 다음 가는 성적이다. 게임 중에선 1위다. 버거플리즈는 게이머가 버거전문점을 운영하는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이 게임의 장르는 하이퍼캐주얼. 하이퍼캐주얼은 1분이면 규칙을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남녀노소 누구나 쉽고 빠르게 즐길 수 있는 게 특징이다.

그간 게임업계에선 그래픽이 화려한 대형 게임을 흥행시키는 게 성공 방정식이었다.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테라’로 업계의 주목을 받은 뒤 총쏘기 게임 ‘배틀그라운드’를 내놓은 크래프톤, 액션 비디오 게임 ‘스텔라 블레이드’로 상장에 도전하는 시프트업이 그 공식을 따르고 있다. 슈퍼센트는 정반대다. 이 회사가 2021년 창업 후 개발한 게임은 300여 개. 이 중 약 150개가 시장에 풀렸고 5개가 지난해 게임 앱 다운로드 상위 100위 안에 들었다.

물량 공세는 수치로도 드러난다. 지난해 슈퍼센트가 내놓은 앱의 다운로드 건수는 2억1000만여 건. 이 회사는 네이버 자회사인 스노우와 삼성전자, 네이버웹툰 등을 제치고 국내 최대 앱 공급사 자리를 차지했다. 수익모델은 광고다. 진입장벽을 허문 게임을 최대한 많은 사람에게 공급한 뒤 게임을 마케팅 채널로 쓴다. 게임 제작도 개발자 중심이 아니라 마케팅 컨설팅 업체처럼 시장 수요 조사를 한 뒤 소재를 고르는 방식이다.

공준식 슈퍼센트 대표(사진)는 “하이퍼캐주얼은 3개월이면 게임 제작이 가능해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며 “버거플리즈도 미국에서 온라인 검색 빈도가 가장 많은 음식이 버거라는 점을 파악하고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하이퍼캐주얼, 틱톡과 이용자 겹쳐”

게임업계에선 하이퍼캐주얼의 시장 확장 기회가 앞으로 더 많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가볍고 빠른 이용이 가능하다는 점이 최근 유행하는 숏폼 콘텐츠의 특징과 비슷해서다. 이날 국내 앱 매출 3위에 오른 ‘라스트워: 서바이벌’도 하이퍼캐주얼 게임이다. 슈퍼센트는 최대 경쟁사를 게임업체가 아니라 틱톡으로 보고 있다. 틱톡과 하이퍼캐주얼의 이용자층이 70%가량 겹친다는 게 이 업체의 판단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집중, 고숙련을 요구하는 MMORPG에 대한 반감이 하이퍼캐주얼의 인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튜브에서 분 개인 창작자 열풍이 하이퍼캐주얼 게임에서 재연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생성형 인공지능(AI) 보급으로 누구나 게임을 만들 수 있는 기술적 기반이 마련돼서다. 엔씨소프트, 네이버클라우드, 수퍼톤 등이 게임 개발에 적용할 수 있는 AI 도구를 개발하거나 출시했다. 공 대표는 “게임 크리에이터(창작자)들의 유통 창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사업을 확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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