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은 12일 은행권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2024년 은행 부문 금융감독 업무 설명회’를 열고 이 같은 계획을 발표했다. 올해 위험 요인으로 가계·기업 등 취약부문 부실 위험을 꼽으면서 시스템 리스크 확대에 대비한 관리·감독 강화 방침을 밝혔다.
금감원은 건설업 등 취약 업종 및 부채 과다 기업에 대해 신용위험평가를 엄정하게 실시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고금리 상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중국 경기 침체가 겹치면서 건설업뿐 아니라 석유화학, 철강 등 주요 산업에서도 선제적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신용위험평가는 채권은행이 부채비율 등에 따라 기업을 A(정상)~D(구조조정 대상) 등 4개 등급으로 분류하는 제도다.
금감원은 기업 부채와 관련해 주채무계열 평가 등을 통해 잠재 부실을 조기에 포착하겠다고 강조했다. 부채가 많은 기업집단(그룹)을 주채권은행이 통합 관리하도록 할 방침이다. 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취약 부문의 충당금 적립 수준을 점검해 은행의 손실 흡수능력 강화도 유도할 계획이다.
가계부채 관리에 대해선 가계대출 모니터링 강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제도 내실화, 개인사업자 대출 리스크관리 등을 통해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고 했다.
박충현 금감원 은행담당 부원장보는 “올해 은행산업의 위기 대응능력 제고와 지배구조·내부통제 개선에 초점을 두고 감독·검사 업무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리스크 관리와 내부통제 문화가 은행에 확고히 뿌리내릴 수 있도록 은행권 지배구조 모범 관행과 내부통제 혁신 방안의 안착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했다.
금감원은 이어 은행권이 안정성과 수익성을 확보했음에도 투자자들에게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성과 위주의 조직문화와 기존 금융 관행 안주, 장기 성장 비전 부재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박 부원장보는 “은행산업의 진정한 밸류업을 위해서는 지속적이고 책임 있는 혁신이 필요하며 투명한 지배구조와 내부통제 확립으로 시장의 신뢰를 확보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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