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균 공론화위원장(사진)은 12일 한국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공론화위에 정부가 의견을 제기하거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여지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론화위가 최종안을 내놓고 이를 가지고 국회가 입법화 과정을 거치는 과정에서만 정부 협의를 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김 위원장은 국회 소통관 브리핑에서 향후 공론화위의 활동 계획을 밝혔다. 국민연금 개혁안을 최종 논의할 500명의 시민대표단 모집을 이달 완료하고 다음달 13·14·20·21일 네 차례에 걸쳐 숙의토론회를 연다는 계획이다. 김 위원장은 “토론회가 끝난 뒤 시민대표단 설문조사 등을 통해 모든 공론화 절차가 완료되면 그 내용을 공론화위가 정리해 연금특위에 보고할 예정”이라며 “이후 국회는 연금특위를 중심으로 숙의 결과를 존중하고 참고해 구체적인 입법화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연금특위는 공론화위의 논의 결과를 바탕으로 21대 국회 임기가 끝나는 오는 5월 말까지 연금 개혁안을 확정한다는 계획이었다. 시민대표단 토론회가 끝나고 한 달 남짓 시간이 있는 만큼 입법 절차까지 마무리 짓는 것이 목표였다.
하지만 향후 입법화 과정까진 난항이 예상된다. 공론화위가 최종 입장을 정하더라도 정부·여당이 받아들일 것으로 기대할 수 없어서다.
이에 따라 연금개혁 논의는 22대 국회에서 원점부터 다시 시작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공론화 절차도 새로 밟을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본격적인 논의는 9월 정기국회에서나 시작할 수 있을 전망이다.
국회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정치권과 국민들의 관심이 총선에 쏠린 가운데 연금개혁 논의를 공론화하고 입법화한다는 것은 애초에 현실성이 낮은 계획이었다”며 “4월 총선이 끝나고 2026년 지방선거까지 선거가 없는 2년 동안 정치적 유불리에 휘둘리지 않고 본격적으로 국민연금 개혁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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