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증시 부정거래로 얻은 부정이득이 1건당 평균 79억원으로 전년대비 70% 넘게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불거진 차액결제거래(CFD) 계좌 시세조종 사태 등으로 부정이득 규모도 커진 여파다.
13일 한국거래소는 지난해 이상거래 심리결과 금융위원회에 99건의 불공정거래 혐의사건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전체 혐의 유형별로 보면 미공개정보이용 사건이 43건으로 가장 높은 비중(43.5%)을 차지했다. 이어 부정거래 31건(31.3%)과 시세조종 23건(23.2%), 보고의무위반 2건(2.0%) 순서였다.
지난해 사건 1건당 평균 추정 부당이득금액은 약 79억원으로 전년도(46억원)대비 71.7%(33억) 증가했다. 2021년(22억원)과 비교하면 3배 넘게 커졌다. 지난해 이른바 CFD계좌 시세조종 사태 등을 비롯해 부정거래 규모 자체가 급격하게 커진 여파다.
거래소 관계자는 "작년 부정거래 특징으로는 저유동성 종목을 대상으로 장기간에 걸쳐 주문매체를 분산해 규제기관의 시장감시망을 회피하는 지능화된 수법이 등장한 점을 꼽을 수 있다"며 "이 과정에서 CFD를 이용해 레버리지를 극대화했다"고 설명했다.
불공정 거래에 가담하는 인원 수도 계속 커지고 있다. 지난해 주요 불공정거래 혐의자는 사건당 평균 20명으로 2021년 15명, 2022년 14명 수준에서 크게 늘어났다. 유형별로 보면 무자본 M&A 등 부정거래 관련 혐의자 수가 사건당 평균 39명으로 가장 규모가 컸다.
시장유형별로 보면 코스닥시장이 67건, 유가증권시장이 31건, 파생상품시장이 1건으로 전체의 3분의 2 가량이 코스닥시장에서 나왔다. 중소·한계기업이 많은 코스닥시장 특성상 관련한 부정거래 역시 많이 나왔다는 분석이다.
거래소는 불공정거래로 인한 피해를 예방하려면 투자자도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기업가치 무관한 장기 상승 종목 △테마주 등 실체 없는 정보유포 종목 △리딩방, 온라인 카페 등을 통한 허위사실 등에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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