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3사가 정부의 가계통신비 부담 완화 방향에 맞춰 저렴한 5G(5세대 통신) 요금제를 신설하기로 한 가운데, 올 1월 3만원대 요금제를 출시한 KT와 달리 SK텔레콤·LG유플러스는 아직 출시 시기를 확정짓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올해 1분기 내 3만원대 5G 요금제 출시를 준비 중이다. 업계에선 KT가 3만원대 요금제를 출시하면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역시 늦어도 3월 초엔 해당 요금제를 출시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여전히 출시 시점은 불투명한 상태다.
늦어지는 이유가 있다. KT가 먼저 3만원대 요금제를 선보였으나 데이터 제공량이 부족하다는 소비자 반응이 쏟아졌다. 보통 통신사들은 경쟁사와 유사한 수준으로 요금제를 설계하는데, 먼저 요금제를 선보인 KT가 비판을 받자 3만원대 요금제의 데이터 제공량 결정에 신중을 기하는 모양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여전히 논의 중이라는 입장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계속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준비하는 상태"라고 답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도 "출시 시기와 데이터 제공량에 대해 아직 협의 중"이라고 전했다.
앞서 지난 1월 KT는 통신 3사 중 처음으로 월 3만7000원의 '5G슬림 4기가바이트(GB)' 요금제를 선보였다. 기본 제공 데이터는 5G 가입자 1인당 월평균 데이터 사용량(27.9GB)의 7분의 1 수준에 그치고, 기본 데이터 소진 후에는 속도 제한이 있어 5G 요금제 실효성 논란을 불렀다.
몇 배 이상 차이 나는 1GB당 가격도 문제점으로 꼽혔다. KT의 5G 심플 30GB 요금제(6만1000원)의 경우 1GB당 약 2033원에 이용할 수 있지만 5G슬림 4GB의 경우 1GB당 9250원으로 4.5배나 차이 난다.
현재 SK텔레콤은 T다이렉트 샵을 통해서만 가입 가능한 3만원대 요금제를 보유하고 있다. 월 3만4000원인 '다이렉트34', 월 3만8000원인 '다이렉트38' 요금제를 통해 데이터를 각 8GB, 11GB를 제공한다. LG유플러스는 맞춤형 요금제인 너겟을 이용하면 월 3만9500원에 17GB를 준다. 두 통신사가 준비 중인 3만원대 요금제는 이와 비슷한 수준으로 책정될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서는 오는 15일 SK텔레콤이 요금제를 발표할 가능성을 점친다. 1위 통신사인 SK텔레콤은 유보신고제를 통해 요금제를 신고하면 15일간 심의 기간을 거쳐야 한다. 때문에 이달 안에 3만원대 요금제를 출시하려면 늦어도 15일까지 신고를 마쳐야 한다. 통신 3사는 2020년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에 따라 정부에 요금제 이용약관을 신고해야 신규 요금제를 출시할 수 있는 유보신고제를 따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이 3월 안에 5G 3만원 요금제를 출시한다면 이번 주 안에 신고를 마쳐야 한다"며 "SK텔레콤이 신고하고 검토를 진행하면 이와 비슷하게 LG유플러스도 3만원 요금제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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