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수색·DMC역 복합개발의 밑그림을 담은 지구단위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DMC역에서 수색역까지 1.5㎞ 구간에 걸쳐 수색차량기지가 들어서 있다. 다른 곳보다 지상철 폭이 넓다 보니 은평구 수색·증산뉴타운과 마포구 상암동이 남북으로 약 300m 단절돼 있다.
서울시는 수색차량기지를 고양시 덕은동 개발제한구역으로 옮기고 남북을 이어 상암동 일대 생활권을 재구성할 방침이다. 계획안에 따르면 은평구 수색로 261 일대(24만5000㎡)는 미디어·엔터테인먼트·바이오산업이 밀집한 업무지구와 컨벤션 시설로 탈바꿈한다. 소유주인 코레일이 민간사업자와 함께 총 3조5000억원을 들여 사업을 추진한다.
전체 부지는 자연녹지지역에서 일반상업·중심상업지역으로 이뤄진 8개 구역으로 나뉜다. 각 구역을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해 창의적인 건축을 유도하고, 개별 매각을 추진할 예정이다. 특히 수색역 복합역사 남쪽 구역은 일반상업지역으로 종상향하면서 법적상한용적률을 800%까지 열어두기로 했다. 서울시는 주변에 아파트가 많은 만큼 주거보다는 업무시설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이와 함께 7개 구역은 일반상업지역으로 종상향해 최대 600% 용적률을 제공할 예정이다.
공공기여 등을 통해 지상철과 복합개발구역 밑을 지나는 지하차로(2~4차선), 철도 위를 지나는 보행로 3곳을 신설할 방침이다. 남쪽으로 서울시가 추진 중인 대관람차 ‘서울링’(상암동 하늘공원)까지 녹지 축을 조성한다는 계획도 담겼다. 다만 고양시 현천동 항공대에서 가까워 고도 제한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초고층 건축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비행기가 드나드는 접근 경사표면인 비행안전 제2구역으로 지정돼 있어 건축물을 120m까지만 지을 수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첫 임기 때인 2011년 이곳에 대형 복합문화상업시설을 지을 청사진을 밝히면서 3개 부지(2만644㎡)를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했다. 롯데쇼핑은 2013년 서울시 계획에 참여해 1972억원에 부지를 매입했다. 판매시설을 전체 연면적의 82%까지 넣어 서북권 최대 쇼핑단지로 조성할 계획이었다. 당시 롯데몰과 연계한 DMC역 복합개발사업의 우선협상 대상자로도 선정됐다.
하지만 서울시장이 교체되고 망원시장 상인들의 반대에 부딪혀 좌초됐다. 2021년 판매시설 비중을 30%까지 줄여 서울시 심의를 넘었다. 롯데쇼핑이 이번 변경 제안서에서 판매시설 비중을 다시 50%로 높일 계획을 담은 것으로 전해진다.
서울시 관계자는 “수색·DMC역 복합개발사업도 롯데그룹 측에 사전협상 방식으로 제안했지만 일단 건설 경기가 좋지 않아 유보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서울시와 코레일은 고양시 덕은동 97 일대(35만9920㎡)에 있는 코레일 부지로 수색 차량기지를 이전할 구상을 하고 있다. 이곳은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있어 고양시의 협조가 필요하다. 하지만 최근 고양시는 개발제한구역 관리계획 변경을 반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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