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벚꽃 배당' 시작…"하나투어·대신證 주목"

입력 2024-03-13 18:31   수정 2024-03-21 20:12

금융당국이 상장사의 배당기준일을 변경한 이후 첫 배당 시즌이 시작된다. 13일 증권가에 따르면 올초 배당을 계획 중인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83곳 중 62곳(74.7%)의 배당기준일이 15일부터 다음달 5일에 몰려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시행으로 적극적인 주주환원을 펼치는 기업이 많아 배당주 중심의 투자 전략을 짜라고 조언한다.
○올해 배당수익률 1%P 상승
올초 배당을 앞둔 유가증권시장 상장 기업의 평균 배당수익률은 이날 종가 기준 3.15%로 나타났다. 직전 5개년 유가증권시장 평균 2.35%보다 1%포인트 가까이 높다. 개별 종목을 보면 배당수익률이 5%를 넘는 기업이 적지 않다.

배당기준일이 다음달 2일인 하나투어는 주당 5000원을 배당하겠다고 최근 공시했다. 이 종목의 배당수익률은 7.68%에 달한다. 하나투어는 직전 3년 동안 배당을 하지 않았다. 이 기업은 2023회계연도 당기순이익이 607억원인데 이보다 많은 774억원을 배당에 쓴다.


대신증권(6.88%), 코리안리(6.63%), 기업은행(6.61%), 동양생명(6.45%), 한국자산신탁(6.43%), 삼성카드(6.35%) 등도 배당수익률이 6% 이상이다. 대신증권은 당기순이익 1358억원 중 821억원(배당성향 60.5%)을 배당에 쓸 계획이다. 이들 기업의 배당기준일은 오는 26일부터 다음달 3일 사이에 몰려 있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동참뿐만 아니라 주가 관리를 위해서도 배당금을 상향 조정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며 “주주환원이 최근 증시의 가장 중요한 테마로서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배당결정일 확인 후 투자해야
적자인데 배당을 하는 기업도 있다. 바이오노트는 지난해 188억원의 순손실을 봤지만 204억원을 배당한다. 다올투자증권 역시 지난해 114억원의 순손실을 냈지만 119억원을 배당금으로 책정했다. 이들 종목의 배당수익률은 각각 4.44%, 3.96%다. 이마트(2.86%), 한솔PNS(2.08%), SK(1.95%) 등도 적자인데 배당을 한다. 교보증권(4.72%)은 지난달 이사회에서 최대 주주에는 무배당, 기타 주주는 주당 250원을 배당하는 차등배당을 결의했다.

증권가에서는 기업들의 배당 강화 정책이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한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에서는 주주권 행사가 지나쳐 기업 가치에 문제가 되는 경우도 있지만 한국에는 아직 그런 사례가 없다”며 “국내 상장사의 낮은 주주환원 수준을 고려하면 최근 행동주의 펀드의 활동이 문제가 될 정도는 아니다”고 했다.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닥시장에서 사모펀드 등 외부 자본의 지분율이 높은 기업의 주주환원 요구가 커진다면 장기적으로 기업 경영에 부담이 되고 주가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배당을 받기 위해서는 배당결정일을 미리 확인한 후 투자하라고 조언한다. 배당결정일부터 2영업일 전 해당 종목을 매수해야 배당결정일 시점에 주식이 입고돼 배당 대상이 된다. 입고 이후에는 배당결정일 당일이나 전날에 해당 종목을 매도해도 배당을 받을 수 있다.

양병훈/배태웅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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