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에서 가장 보수적인 시장인 일본을 뚫는 데 13년 걸렸습니다. 해외 진출에 더 집중해 ‘1조클럽’도 가입해야죠.”
지붕 바닥재인 데크플레이트 국내 1위 업체인 덕신하우징을 창업한 김명환 회장(사진)은 올해 73세다. 그는 지난 7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마지막 경영 목표는 80세 전에 매출 1조원대 회사로 키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회사는 탈형 데크플레이트, 단열재 일체형 데크플레이트와 통상적인 일체형 데크플레이트까지 전체 라인업을 모두 갖춘 유일한 기업이다. 지난해 몇몇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무량판 구조의 천장이 무너진 것도 이런 데크플레이트를 쓰지 않아서다.
김 회장은 “건자재 하중을 고려해 지붕 바닥재를 탄탄하게 깔아야 한다”며 “내구성이 뛰어나고 외관상 깔끔한 것은 물론 건설 기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는 게 데크플레이트의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무량판 구조여도 철빔을 설계대로 심으면 문제가 없지만 여러 곳에서 비용 절감을 위해 생략하는 경우가 많다”며 “안전을 위해서라도 데크플레이트를 설치하는 게 좋다”고 했다.
지난해 이 회사의 매출은 2180억원, 영업이익은 289억원이다. 아직 1조원까진 갈 길이 멀지만 매출은 전년(2016억원)보다 8.2%, 영업이익은 43.3% 급증한 것이다. 건설경기 침체 상황에서 이뤄낸 성과여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이에 대해 그는 “약속을 꼭 지키고 남들보다 한 발 더 뛴 결과”라고 했다. 공사기일을 반드시 지켜 오랜 기간 업계에서 신뢰를 쌓아왔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경기 지표가 안 좋다’ ‘이자가 비싸다’ 그런 건 남 탓만 하는 격”이라며 “우리는 토요일도 반납하고 비상근무하는 등 남들보다 한 발 더 뛰었고 그게 좋은 성과로 이어졌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삼성 LG 등 국내 대기업들이 해외 공장을 지을 때 같이 나가서 현지 공장을 건설하고 데크플레이트를 납품해왔다”며 “무게와 부피 때문에 현지 조달이 돼야만 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어 “13년 전 일본, 8년 전 베트남 시장 문을 처음 두드렸고 올해는 튀르키예에도 진출하려고 직원들을 파견했다”고 했다.
일본에서는 지난해 10층짜리 호텔 한 동을 짓는 사업장에 처음으로 제품을 판매했다. 김 회장은 “연내 미국 조지아주에 공장이 완공되면 미국 판매도 본격화될 것”이라며 “해외 생산 거점이 차례대로 세워지면 해외 매출 비중이 국내보다 훨씬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사재를 출연해 무봉(茂奉)장학재단을 세웠다. 70세 기념 앨범을 내면서 가수협회에 등록한 시기와 맞물린다. 매주 유튜브 채널에 올릴 영상을 촬영하는 등 가수로도 활동 중인 김 회장은 노래로 번 수익도 재단에 넣고 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