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쉬인 등 중국 온라인 플랫폼의 ‘짝퉁(가짜상품)’ 판매와 유해매체 유포 등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를 줄이기 위해 정부 부처가 공동 대응에 나선다. 이들 플랫폼이 한국에서 소비자 보호 업무를 담당할 ‘국내 대리인’을 두도록 의무화하는 법 개정을 추진한다. 소비자 피해가 발생할 경우 국내 사업자와 동일하게 엄중 처벌하기로 했다.
정부는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해외 온라인 플랫폼 소비자 보호대책’을 발표했다.
우선 공정거래위원회는 일정 규모 이상 해외 플랫폼에 국내 대리인 지정을 의무화하는 내용의 전자상거래법 개정안을 이달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대리인으로 로펌 등을 지정할 수 있지만 공정위는 소비자 피해 구제·분쟁 해결 업무 기능을 대리인 지정 시 강제할 예정이어서 사실상 한국 법인·사무소 설치가 의무화되는 효과를 낼 전망이다. 정부는 이를 통해 해외 쇼핑 플랫폼의 소비자 보호 책임과 전자상거래법 등 국내법 집행의 실효성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 6일 한국 법인이 있는 알리코리아를 전자상거래법 위반 혐의로 현장 조사했지만 국내 조직이 없는 테무는 조사 대상에서 제외했다.
정부는 이날 대책에서 △위해 식·의약품 △가품 △청소년 유해매체물 △개인정보 침해 등 4대 소비자 피해 항목에 대해 부처 공동으로 집중 대응하기로 했다. 법 위반 적발 시 신속히 처리해 국내 플랫폼의 ‘역차별’ 문제를 없애기로 했다. 해외 플랫폼과의 ‘핫라인’을 설치해 분쟁 해결 실효성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대책에 국내 플랫폼과 중·소상공인(입점 업체) 역차별 피해 관련 대책은 담기지 않아 ‘알맹이’가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빠져나갈 구멍이 너무 많은 대책”이라고 말했다.
박한신/안재광/이슬기 기자 p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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