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3월 14일 17:15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현대케피코가 회사채 시장에서 1조2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현대케피코는 이날 1000억원어치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2년물 500억원, 3년물 500억원 규모다. 수요예측 결과 2년물에 4800억원, 3년물에 7750억원 등 총 1조2550억원의 매수 주문이 접수됐다. 흥행에 성공하면서 2000억원까지 증액 발행이 가능할 전망이다.
조달 금리도 낮췄다. 현대케피코는 희망 금리밴드 상단을 +30bp(bp=0.01%포인트), 하단은 -30bp로 열어두고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각각 모집액 기준 이 회사 민평금리 대비 25bp와 53bp 낮은 수준에서 물량을 모두 채웠다.
현대케피코는 매년 회사채 시장을 찾는 발행사다. 지난해 4월에는 600억원 모집에 6750억원의 매수 주문을 받아 850억원을 최종 조달한 바 있다.
현대케피코는 현대차가 지분 100%를 소유한 현대차그룹 전자제어 시스템 부품 계열사다. 나이스신용평가는 현대케피코의 신용등급을 ‘A+(안정적)’로 매겼다. 현대차그룹 내에서 확고한 사업 지위를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다. 나이스신용평가는 “현대차그룹 자동차 생산물량 내 주요 부품의 국산화율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차량 전장부품 확대 추세에 따라 그룹 내 회사의 사업적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 공급망의 정상화에 따른 완성차 생산 및 판매 물량의 증가에 힘입어 매출도 오름세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부채비율 116.8%, 순차입금의존도 9.0%를 기록하는 등 재무지표도 안정적이다.
회사채 시장에서 현대차그룹이 선전하고 있는 것도 투자수요 확보에 도움이 되고 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 등 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잇달아 지난해 최대 실적을 기록한 데 따른 후광 효과라는 평가다. 현대제철, 현대트랜시스 등이 올해 들어 열린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조 단위 자금을 끌어모으는 데 성공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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