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토종 애슬레저(평상복처럼 입는 스포츠웨어) 브랜드들이 연매출 2000억원 시대를 열었다. 지난해 국내 애슬레저 시장 1위(이하 매출 기준) 젝시믹스와 2위 안다르 모두 전년 대비 매출 증가율이 두 자릿수를 기록하면서다. 과거 레깅스를 입는 여성 고객이 주 타깃이었지만 골프, 수영 등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남성·아동용 의류를 선보이며 고성장세를 이어갔다.
14일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에 따르면 애슬레저 브랜드 젝시믹스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14% 증가한 2214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같은날 실적을 내놓은 안다르 역시 같은 기간 매출이 20% 늘어난 2026억원으로 신기록을 썼다. 두 브랜드 모두 남성복과 골프, 수영복 등으로 신규 영역을 확장한 게 효과를 봤다.
젝시믹스는 맨즈(남성복)와 골프라인이 주력 제품의 한축으로 자리잡았다는 분석이다. 특히 자사몰 신규 가입자 중 남성 비중이 2021년 11%에서 지난해 23%로 확대될 정도로 남성 고객 유입이 두드러졌다. 론칭 2년차를 맞은 골프라인은 매출 130억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연말 할인 행사 '블랙프라이데이' 효과로 매출이 추가로 늘어난 것도 성장세에 힘을 보탰다.
젝시믹스 관계자는 "제품군을 다양화하고, 고객 접점 확대를 위한 오프라인 채널과 해외 시장 확장에 집중해 매출 성장을 이뤘다"고 설명했다.
안다르의 경우 남성복과 함께 아동복, 수영복(워터라인), 심리스 속옷 등 새로운 카테고리로 상품군을 확장하면서 실적 성장세를 이어갔다는 설명이다.
2020년 연매출 기준 젝시믹스에 1위 자리를 뺏긴 안다르는 지난해 1위 탈환에는 실패했으나 영업이익은 젝시믹스를 웃돌았다. 안다르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46% 증가한 184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반면 젝시믹스의 영업이익은 19% 감소한 157억원으로 집계됐다. 일회성 광고 선전비 증가와 해외시장 확대에 따른 초기 비용 등이 반영됐다. 젝시믹스 관계자는 "효율적인 재고 관리를 위한 물류 창고 확장과 국내외 오프라인 채널 확대에 따른 판관비 비중이 증가하면서 영업이익은 일시적으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젝시믹스와 안다르의 호실적은 3고(금리·물가·환율) 시대 주머니 사정이 팍팍한 소비자들이 늘어나 국내 패션기업들이 다소 부진한 실적을 낸 것과 온도차가 있다.
안다르 관계자는 "경기 침체로 인한 시장 둔화에도 불구하고 외형과 함께 내실까지 다졌다"며 "품질 경영과 애슬레저룩의 저변 확대를 위해 카테고리 다양화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이 주효했다"고 자평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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