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대사질환 관련 지방간염(MASH) 환자를 위한 치료제가 탄생했다. 전 세계 4억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34조원의 시장이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간에 지방이 축적돼 염증이 생기는 질환인 MASH는 올해 비만치료제와 함께 글로벌 제약시장에서 가장 큰 화두였다. 전 세계 4억명 이상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산되지만 치료제가 전무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약 50만명의 MASH 환자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조사기관 글로벌데이터는 MASH 치료제가 출시되면 2026년 시장 규모가 253억달러(약 33조8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14일(현지시간) 중등도 및 진행성 간 섬유증(섬유화 단계 F2, F3)이 있는 MASH 환자를 대상으로 미국 제약사 마드리갈 파마슈티컬스의 MASH 치료제 ‘레즈디프라’ 사용을 가속 승인한다고 밝혔다. 가속 승인은 임상적 이점을 합리적으로 예측할 수 있는 경우에 의학적 미충족 수요를 빠르게 해결하고자 약물을 조기승인하는 제도다.
이번 승인은 지난 2월 국제학술지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에 발표한 임상 3상(MAESTRO-NASH) 결과를 토대로 이뤄졌다. 마드리갈 파마슈티컬스는 MASH 및 간 섬유증 환자 약 900명을 분석한 결과 레즈디프라를 1일 1회 80mg 또는 100mg 투여했을 때 각각 25.9%, 29.9% 확률로 증상이 개선됐다고 밝혔다. 위약군에서는 9.7%만 개선됐다.
마드리간 파마슈티컬스는 레즈티프라 정식 승인을 위해 투여 후 54개월간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하는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니콜라이 니콜로프 FDA 약물평가연구센터 면역학 및 염증 사무국 책임자는 “간 손상을 직접 치료할 수 있는 약물이 없던 MASH 환자들에게 식이요법과 운동 외 치료옵션을 제공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내에서는 한미약품, 동아에스티, 유한양행, 일동제약 등이 MASH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MASH 치료제로 개발 중인 ‘에피노페그듀타이드’와 ‘에포시페그트루타이드’ 등 2종에 대해 글로벌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다. 에피노페그듀타이드는 MSD(미국 머크)에 기술이전한 물질이다. 내년 11~12월께 임상이 종료될 예정이다.
동아에스티는 관계사 뉴로보파마슈티컬스가 MASH 치료제 ‘DA-1241’에 대한 글로벌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다. 연내 임상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유한양행은 독일 베링거인겔하임에 기술이전한 비만 및 MASH 치료제 ‘YH25724’의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다.
일동제약은 자회사 유노비아를 통해 MASH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2022년 FDA로부터 임상계획(IND) 승인을 받아 미국에서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영애 기자 0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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