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의협)는 정부가 병원들 떠난 전공의들에 대한 진료유지명령이 유효하며 사직과 겸직은 불가능하다고 밝힌 데 대해 "정부가 마음대로 법을 해석해 적용한다"고 비난했다.
주수호 의협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은 15일 브리핑에서 "황당한 법 적용으로 전공의들을 겁박하는 폭력을 중단하라, 교묘하게 왜곡한 사실"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의협 등 의료계에서는 민법 제660조를 근거로 '사직서를 제출하면 한 달 후 효력이 발휘돼 자동으로 사직 처리가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민법 제660조에 따르면 고용기간의 약정이 없는 때에는 당사자는 언제든지 계약해지의 통고를 할 수 있다. 상대방이 해지 통고를 받은 날로부터 1월이 경과하면 해지 효력이 생긴다.
이에 대해 박민수 보건복지부 차관은 전날 열린 브리핑에서 "전공의들은 약정이 있는 근로계약을 했기 때문에 민법의 관련 조항 적용을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4년 기준인 '다년 약정'이 있는 근로계약을 하는 전공의들은 적용 대상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의협은 박 차관 발언에 대해 "계약 형태는 병원별로 다르고, 상당수 병원의 경우 4년 단위 약정 대신 1년 단위로 전공의와 재계약해 계약을 갱신하는 형태"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1년을 초과하는 근로계약을 체결했다 해도 근로자는 1년이 경과한 후에는 언제든지 당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다년 계약을 맺은 전공의라 하더라도 1년이 지나면 사직서를 내고 근로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의협은 이날 정부가 발표한 소아 진료체계 강화 방안에 대해 "대부분이 재탕이다"라고 지적했다. 소아 병·의원의 심야 진찰료 가산율을 200%로 올리는 개선책 등은 이미 지난해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의결돼 시행 중이라는 것이다.
주 위원장은 "소아청소년과에 한해 의약분업 조항을 예외로 해주는 것이 가장 확실하고 손쉬운 소청과 살리기 정책"이라며 "소청과 약 중에는 시럽 형태도 많고, 소분해야 하는 것도 많다. 이런 세세한 부분들 때문에 약국에서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이어 "소아청소년과는 필수의료의 중요한 축인 만큼 의약분업에서 예외로 해 주는 게 최선의 정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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