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3월 15일 16:05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MBK파트너스는 사모펀드(PEF) 업계에서도 엄격한 복장 규정으로 정평이 나 있다. 언제든 클라이언트를 상대할 수 있도록 '칼정장'은 필수다. 하지만 설립자인 김병주 회장부터 직원 모두가 1년에 딱 하루 청바지에 후드티를 입고 모이는 날이 있다. 바로 매년 3월 9일인 설립 기념일이다. 이날은 한국과 중국, 일본 오피스 모든 직원들이 함께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문화가 정착돼 있다.
2005년 MBK파트너스가 설립 이후 봉사활동은 19년째 이어져 왔다. 3개국 5개 오피스(서울, 도쿄, 상하이, 홍콩, 베이징) 전 직원 120명이 동참한다. 19년 동안 전직원이 봉사활동을 진행한 누적 시간은 3000시간 이상이다.
올해도 MBK파트너스의 서울 오피스 전직원 50명은 설립일을 하루 앞둔 지난 8일 서울지적장애인복지협회 중구지부 파란마음주간보호센터에 오전 9시에 모였다.
서울지적장애인복지협회 중구지부는 복지관 가운데서도 생활이 어려운 중증 자폐 성인들을 위해 2009년 창립된 시설이다. 지적장애인 및 자폐성 장애인 1급 15명이 이용하고 있다. 재활서비스를 통해 자립생활능력과 사회적응 능력을 키우고 가족의 보호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사회, 경제적 활동기회를 제공하는 목적으로 설립됐다.
봉사활동은 크게 두 가지다. 장애인들과 함께 보호센터 근처 남산 둘레길을 2시간 넘게 걸으며 플로깅(쓰레기 줍기 운동)을 하는 산책팀과 파란마음보호센터를 비롯해 숙소인 하늘마음, 제4샬롬의 대청소를 담당하는 청소부대로 나뉜다.
산책팀은 2인 1조로 성인 장애인 1명의 양손을 잡고 남산 둘레길을 출발했다. 김 회장과 윤종하 부회장, 이인경·당효성 부사장이 장애인들과 짝을 짓고 손을 잡았다. 출발 전 보호센터 앞에선 여기 저기서 “그 동안 잘 지냈지?”, “나 안보고 싶었어?”, “나 기억하지?” 등의 안부 인사가 오고 갔다. 비록 높은 계단을 두려워하거나 가다가 주저 않는 경우도 있었지만, 1명의 낙오자 없이 15명 모두가 2시간 동안 산책 겸 플로깅을 완료했다.
보호센터 내 장애인들은 주로 실내에서만 생활해 야외 활동이 상대적으로 적어 바깥 공기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흔치 않다. 야외 활동의 경우, 1명의 성인 장애인을 최소 1명 이상이 보살펴야 하는 경우가 다반사여서 일정을 꾸리기가 쉽지 않다. 이인경 MBK파트너스 부사장은 "매 년 방문할때마다 얼굴도 기억해주시고, 늘 먼저 반갑게 맞아주시기에 감사한 마음이 크다"며 "작지만 소중한 활동들이 쌓여서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낸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청소팀은 보호시설 3곳에 대한 대대적인 청소에 나섰다. '꼼꼼한 실사와 관리의 MBK'란 말을 증명하기라도하듯 각각 전략적으로 조를 짜 전투적인 청소부대 구성을 마쳤다. 화장실부터 거실, 주방, 숙소 방, 교육실, 베란다, 창틀, 계단 청소는 물론, 시설의 선풍기, 에어컨 필터부터 운동화 빨래까지 2시간 30여분에 걸쳐 20명이 동시에 달려들었다. 김광일·부재훈 부회장과 박태현 대표, 이진하·김정환·문주호 부사장이 청소팀에서 구슬땀을 흘렸다.
도쿄 오피스 전직원들은 설립기념 봉사활동 날이면, 투자한 일본 내 실버케어 1위 플랫폼인 츠쿠이와 2위인 소요카제의 데이케어(노인 요양 및 복지) 시설에 간다. 시설 곳곳을 청소하고 데이케어 센터에서 진행한 노인들을 위한 요리 프로그램에 참여하거나 노인분들을 위한 필라테스에 함께 지원한다. 봉사활동은 물론 투자한 포트폴리오 회사에서 노령층을 위해 어떤 프로그램들과 서비스가 진행되고 있는지를 직접 체험하려는 목적이다.
홍콩과 베이징 직원들은 사무실 주변 공원 청소 활동을 진행했고, 상하이 오피스 직원들은 주변 해안가 쓰레기를 수거하는 봉사활동을 진행했다.
차준호 기자 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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