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봄날씨와 함께 찾아온 ‘초미세먼지’로 한반도에 경계령이 내려졌다.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떨어진 초미세먼지 농도는 작년부터 다시 높아지기 시작했다. 올봄에는 지난해보다 초미세먼지 농도가 더 올라갈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석탄화력발전소 가동률이 다시 높아지는 가운데 엘니뇨 현상까지 겹쳐 8년 만에 초미세 농도가 증가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미세먼지는 직경이 10㎛(마이크로미터, 1㎛=1000분의 1㎜) 이하인 먼지, 초미세먼지는 2.5㎛ 이하를 말한다. 산업시설과 자동차 등에서 발생하는 황산화(SOx), 질산화(NOx) 이온과 금속 화합물이 주성분이다.
이 중 초미세먼지는 심혈관과 기관지 등에 쉽게 흡착해 암 등 심각한 질환을 유발하는 ‘은밀한 살인자’로 불린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미세·초미세먼지로 인한 초과 사망자는 2019년 한 해에만 2만여 명에 달했다. 이대균 대기질통합예보센터장은 “초미세먼지는 미세먼지와 달리 인체에서 코털로 거르기 어려워 더 나쁘다”고 했다.
초미세먼지 농도는 정부가 대기 질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코로나19로 중국 공장의 가동률이 낮아지며 점차 떨어지는 추세였다.
그러다가 지난해 평균 농도가 ㎥당 18.3㎍으로 2022년(17.5㎍)보다 높아졌다. 지난해 7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선 데 이어 올해는 더욱 악화할 전망이다.
기상 변화도 초미세먼지 농도를 높이는 요인이다. 2020년까지만 해도 적도 인근의 저수온 현상(라니냐)을 겪었고, 북서풍이 셌기에 먼지가 한반도에서 잘 흩어졌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적도 고수온 현상인 엘니뇨가 나타나며 대기의 이동성이 약해졌다. 이 센터장은 “수년간 엘니뇨 현상이 이어지고 있고, 올해는 초미세먼지 농도도 짙은 날이 많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초미세먼지 주의보(㎥당 75㎍ 이상 2시간 지속)와 경보(150㎍ 이상)에 주의를 기울이라고 당부했다.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 관계자는 “국내 초미세먼지 농도는 여전히 세계보건기구(WHO) 권고치인 5㎍의 세 배가 넘는다”며 “호흡기, 심혈관 질환이 있는 시민과 노약자는 예보 발령 시 되도록 외출하지 말고, 불가피하게 외출할 땐 보건용 마스크를 써달라”고 말했다.
조철오 기자 che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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