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16개 의대 교수들이 이달 25일부터 순차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결의했다.
방재승 전국 의대교수 비대위원장은 16일 오전 10시 광화문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는 전국 20개 의대가 모인 비대위가 전날인 15일 온라인 회의를 통해 결정한 사안이다.
방 교수는 “어제 열린 2차 총회에는 20개 의과대학의 비대위원장이 참여해 3시간 30분간 논의했다”며 “의대 20곳 중 설문조사가 완료된 16곳에서 찬성표가 압도적으로 많이 나와 사직서를 내기로 결의했다”고 설명했다. 16개 의대 가운데 찬성률이 가장 낮은 곳은 73%, 가장 높은 곳은 98%를 기록했다.
그는 “사직서 수리 전까지는 지금처럼 각자 자리에서 환자의 진료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다만 응급실, 중환자실에 대한 대책은 다음 총회에서 논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전공의와 대화 역시 시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의료 현장 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방 교수는 “사직서가 수리될 경우 진료 중단 여부에 대해서는 더 논의가 필요하지만, 사직서 수리되면 원칙적으로는 그 대학 교수가 아니기 때문에 아무리 병원, 환자 지키고 싶어도 병원을 떠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20개 대학은 강원대·건국대·건양대·계명대·경상대·단국대·대구가톨릭대·부산대·서울대·아주대·연세대·울산대·원광대·이화여대·인제대·전북대·제주대·충남대·충북대·한양대다.
방 교수는 의료와 정부의 갈등을 두고 “지난 한 달 간 대한민국이 너무나 큰 혼란 겪었다”며 “미래 의료를 책임질 대학생과 전공의가 정부의 일방적인 정책에 좌절한 채 학교와 병원을 떠났다”고 말했다.
이어 “의대 교수들은 협의체 구성하고 의료 체계 강화하기 위한 실질적인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정부는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에서, 의협은 ‘원점 재논의’ 입장에서 한발짝도 안 물러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를 향해 “2000명 수치를 풀어주기를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사직에 동참하는 대학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방 교수는 “나머지 4개 대학이 다음주 설문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몇몇 의대들이 추가적으로 참여 의사를 밝혀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행동을 해도 함께 하자는 데 어느 정도 협의가 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들 대학은 사직서 제출에 앞서 22일 다시 회의를 열고 진행 상황을 점검할 계획이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