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럴 때 필자는 이렇게 말하곤 한다. “손님이 없는 식당을 한번 생각해보세요. 손님이 오지 않는 걸까요? 손님이 오지 않게 하는 걸까요?” 손님이 없는 식당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음식이 맛이 없어서 오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고, 불친절해서 오지 않을 수도 있다. 가격이 너무 비싸거나 주차가 어려워서, 청결하지 않아서, 혹은 이 모든 것이 다 복합돼 오지 않을 수도 있다.
손님이 오지 않는 식당이나 잠이 오지 않는 사람이나 똑같다. 잠이 오지 않는 걸까? 잠이 오지 않게 하는 걸까? 잠이 오지 않는 이유도 여러 가지다. 혈액이 부족해서일 수도, 뇌척수액이 부족해서일 수도 있다. 생각이 많아서, 신경전달물질이 부족해서, 호르몬 균형이 깨져서, 뇌세포에 염증 물질이 쌓여서, 또는 이 모든 것이 복합돼 있을 수도 있다.
원인이 복잡하면 개선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사람들은 당장 잠을 잘 수 있는 신묘한 약이나 비법을 찾아서 여기저기 기웃거린다. 푹 자고 싶다면 자신을 불면증이라는 질병명으로 가둬 약으로 해결하려고 해선 안 된다. 잠이 오게 하는 것도 본인이고 잠이 오지 못하게 하는 것도 본인이라는 확고한 인식을 가지고 스스로 치유하려는 의지를 갖춰야 한다.
현대인은 심한 탈수에 시달린다. 매운 음식, 카페인, 술, 담배 등은 몸에 열이 나게 하고 수분을 몸 밖으로 빼낸다. 그럴 때는 수분량을 늘려주는 국물이나 차만 마셔도 잠을 잘 잘 수 있다. 또 대부분의 여성이 생리와 출산으로 인해 혈액 부족에 시달린다. 이때는 조혈제를 복용해주면 잠을 잘 잘 수 있다.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으면 우리 몸은 코르티솔을 과하게 분비한다. 뇌를 뜨겁게 하는 코르티솔이 과하면 뇌를 식히는 멜라토닌은 부족해질 수밖에 없다. 멜라토닌 부족은 결국 불면으로 이어진다. 이럴 때는 송화가루나 미강(쌀겨와 쌀눈)이 도움을 준다.
잠을 잔다는 것은 신경전달물질의 작용인데 신경전달물질이 잘 만들어지려면 각종 미네랄과 비타민, 효소가 필요하다. 이 경우 칼슘과 마그네슘, 아연, 셀레늄 등의 미네랄이나 엽산, 피리독신, 티아민 등 비타민B군이 도움이 된다.
이렇듯 잠이 안 오는 이유는 사람마다 다 다르기에 자기 몸을 먼저 이해해야 치유가 가능하다. 원인이 한 가지라면 해결도 쉽겠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이 모든 것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식당은 문 닫고 다시 차리면 되고, 엉킨 실은 잘라버리면 된다지만 사람 몸은 하나라서 그럴 수가 없다.
그러니 될 때까지 복잡하게 꼬인 실을 푸는 수밖에는 없다. 비가 올 때까지 기우제를 올리는 인디언의 심정처럼 말이다. 포기하지 않으면 언젠가는 잠이 올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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