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업계에 따르면 컬리는 최근 주주들에게 발송한 주주총회 안내장에서 지난해 1436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고 밝혔다. 2022년(2334억원)보다 38.4% 줄어든 수치다. 매출은 2조372억원에서 2조773억원으로 소폭 증가했다.
컬리의 연간 적자 규모가 줄어든 건 이번이 처음이다. 13년 만에 흑자로 돌아선 쿠팡처럼 계획된 적자를 끝내고 이익을 내는 구조로 전환할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컬리는 지난해 12월부터 3개월 연속 월간 EBITDA 흑자를 내고 있어 조만간 첫 분기 흑자도 가능하다는 관측도 있다.
컬리는 창업한 해인 2015년 국내 최초로 새벽배송을 도입했다. 물류망을 확대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거듭했고, 적자 폭은 매년 커졌다.
최근 컬리의 수익 개선은 물류센터를 효율화하고 마케팅 비용 등을 절감한 데 따른 것이다. 컬리는 향후 신규 사업을 통해 매출 확대에도 나설 계획이다. 이번 주총 안내장에는 정관에 ‘사업 및 무형 재산권 중개업’ ‘교육서비스업’ 등의 신규 사업목적을 추가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연내 퀵커머스사업에도 진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컬리의 실적 개선이 가시화되면서 상장 재추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지난해 1월 상장 연기를 발표한 컬리는 적자가 이어지면서 기업가치가 큰 폭으로 떨어졌다. 2021년까지만 해도 예상 기업가치가 4조원에 달했는데 지난해 5월 12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할 당시의 기업가치는 2조9000억원으로 평가됐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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