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새 회계기준(IFRS17)을 도입한 후 보험사 감사보수가 전년보다 두 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사들이 위험률·해지율 등 주요 가정치를 임의로 정해 실적을 부풀린다는 의혹이 불거지자 감사인들이 검증에 나선 영향이다. 보험업권의 감사보수가 치솟으면서 감사인 자리를 맡으려는 회계법인 간 수임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감사보수가 1년 새 껑충 뛴 것은 IFRS17 도입 이후 감사시간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감사보수는 감사시간에 연동해 결정된다. 삼성화재 감사시간은 2022년 1만5100시간에서 지난해 2만7851시간으로 84.4% 증가했다. 보험사가 회계감사시장의 ‘대어’로 자리매김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삼성생명(39억4000만원)과 한화생명(38억원)의 지난해 감사보수는 포스코홀딩스(29억4300만원), 기아(24억9000만원), LG에너지솔루션(18억원) 등 주요 대기업을 앞질렀다. 국민은행(37억9600만원) 등 자산 규모가 더 큰 은행권 감사비도 넘어섰다. 감사보수 2위 기업인 현대자동차(42억원)에 육박했다.
보험사는 일반 회계감사와 별개로 신지급여력제도(K-ICS·킥스) 외부 검증을 받아야 한다. 킥스 감사보수는 일반 회계감사의 3분의 1 수준으로 알려졌다. 보험업계에서는 삼성생명의 회계감사와 킥스 감사를 합한 총감사보수가 5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감사보수가 국내에서 가장 많은 삼성전자(78억원)에 이어 두 번째다.
보험사들의 실적 부풀리기 의혹이 제기되자 금융당국은 지난해 6월 주요 계리적 가정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하지만 경험통계가 없는 구간은 여전히 보험사가 계리적 가정을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다는 문제가 남았다. 결국 회계법인이 직접 계리적 가정의 적정성을 따져봤다. 회계업계 관계자는 “작년 보험사 감사시간의 40% 가까이를 계리적 가정을 검증하는 데 썼다”고 말했다.
보험사들이 감사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르면서 회계법인 간 수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회계업계 관계자는 “보험사 수임 결과에 따라 ‘빅4’(삼일·삼정·한영·안진) 순위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
감사시간 ‘수직 상승’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손해보험업계 1위 삼성화재 감사보수는 2022년 17억7800만원에서 지난해 35억원으로 96.9% 증가했다. DB손해보험(10억9000만원→25억6500만원)과 현대해상(14억500만원→29억7000만원) 감사보수도 같은 기간 두 배 넘게 늘었다.감사보수가 1년 새 껑충 뛴 것은 IFRS17 도입 이후 감사시간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감사보수는 감사시간에 연동해 결정된다. 삼성화재 감사시간은 2022년 1만5100시간에서 지난해 2만7851시간으로 84.4% 증가했다. 보험사가 회계감사시장의 ‘대어’로 자리매김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삼성생명(39억4000만원)과 한화생명(38억원)의 지난해 감사보수는 포스코홀딩스(29억4300만원), 기아(24억9000만원), LG에너지솔루션(18억원) 등 주요 대기업을 앞질렀다. 국민은행(37억9600만원) 등 자산 규모가 더 큰 은행권 감사비도 넘어섰다. 감사보수 2위 기업인 현대자동차(42억원)에 육박했다.
보험사는 일반 회계감사와 별개로 신지급여력제도(K-ICS·킥스) 외부 검증을 받아야 한다. 킥스 감사보수는 일반 회계감사의 3분의 1 수준으로 알려졌다. 보험업계에서는 삼성생명의 회계감사와 킥스 감사를 합한 총감사보수가 5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감사보수가 국내에서 가장 많은 삼성전자(78억원)에 이어 두 번째다.
‘실적 부풀리기’ 집중 검증
보험사 감사보수·시간이 급증한 것은 IFRS17 도입 때문이다. IFRS17은 보험 부채의 시가 평가를 골자로 한다. 큰 원칙은 정해져 있지만 구체적인 회계처리 방식은 기업이 자율적으로 정한다. 예컨대 보험사 핵심 수익지표인 보험계약마진(CSM)을 산출할 때 해지율과 손해율, 사업비율 등 계리적 가정을 어떻게 반영하느냐에 따라 CSM은 최대 수조원 차이가 난다. 이 때문에 자본·부채와 같은 재무상태표와 당기순이익 등 손익계산서 항목을 모두 회사가 주무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보험사들의 실적 부풀리기 의혹이 제기되자 금융당국은 지난해 6월 주요 계리적 가정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하지만 경험통계가 없는 구간은 여전히 보험사가 계리적 가정을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다는 문제가 남았다. 결국 회계법인이 직접 계리적 가정의 적정성을 따져봤다. 회계업계 관계자는 “작년 보험사 감사시간의 40% 가까이를 계리적 가정을 검증하는 데 썼다”고 말했다.
보험사들이 감사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르면서 회계법인 간 수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회계업계 관계자는 “보험사 수임 결과에 따라 ‘빅4’(삼일·삼정·한영·안진) 순위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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