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필요한 삼성전자 돕겠다"…'30조 현금부자' 삼성디스플레이 [김익환의 컴퍼니워치]

입력 2024-03-18 10:51   수정 2024-03-19 08:02

이 기사는 03월 18일 10:51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성과급도 많이 받고, 요즘 제일 잘 나가요."

삼성디스플레이가 부럽다는 삼성전자 직원들이 요즘 늘었다. 올 들어 삼성디스플레이는 계열사 가운데 가장 많은 성과급(OPI 46~49%)을 받았다. 실적이 고공행진한 덕이다. 이 회사의 현금성자산도 32조원을 웃돈다.

넉넉한 살림살이의 삼성디스플레이는 모회사인 삼성전자에 배당 등으로 10조원 넘는 현금을 지원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매년 50조원가량의 투자를 이어가는 삼성전자의 현금성자산은 6조원에 불과한 만큼 삼성디스플레이의 배당이 절실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삼성디스플레이의 연결기준 현금성자산(현금·단기금융상품)은 32조7874억원에 달했다. 만기가 1년을 넘는 장기금융상품까지 잡히면 37조9146억원에 이른다.

이 회사는 아이폰을 비롯한 스마트폰용 디스플레이 생산으로 역대급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영업이익(5조5700억원)은 사상 최대인 2022년(5조9500억원)에 육박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조만간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자본잉여금 10조원을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하고 배당을 하는 안건을 처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자본준비금을 줄이여 이익잉여금을 늘리는 것은 통상 기업들이 배당을 늘리기 위한 정지작업으로 해석된다. 자본잉여금과 달리 이익잉여금은 배당재원의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31조8420억원 이익잉여금은 주총 결과에 따라 41조8420억원으로 불어날 전망이다. 2012년 출범한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까지 단 한 번도 배당을 하지 않았다.

삼성디스플레이가 배당을 추진하는 것은 모회사 삼성전자의 팍팍한 살림살이와 맞닿아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최대주주는 삼성전자로 지분 84.8%를 보유 중이다. 나머지 15.2%를 삼성SDI가 쥐고 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말 별도기준 현금성자산은 6조1111억원에 불과했다. 연결기준으로 보면 현금성자산은 91조7718억원에 이른다.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 미국·베트남법인이 보유한 현금은 많지만, 정작 본사인 국내법인은 6조원대에 머무른다.

이 회사는 평택캠퍼스 구축 등 국내에서 천문학적인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삼성전자는 연간 40조~50조원의 투자를 하는 만큼 살림살이가 빠듯한 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20조원을 차입한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올해 추가로 배당을 받아 설비투자금 재원으로 쓸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들은 이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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