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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가 첨단 패키징(후공정) 공정을 해외에서는 처음으로 일본에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TSMC가 일본 구마모토현에 반도체 공장을 세운 데에 이어 첨단 기술까지 활용할 조짐까지 보이면서 일본의 반도체 산업 부활 전략이 탄력을 받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로이터는 18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TSMC가 첨단 패키징 공정인 '칩 온 웨이퍼 온 서브스트레이트(CoWoS)'을 일본에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이 계획이 실행되면 반도체 산업의 부활을 꿈꾸는 일본에는 결정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CoWoS 패키징 공정은 대만에서만 수행하고 있다. 칩을 서로 쌓아 처리 능력을 높이는 동시에 공간을 절약하고 전력 소비를 줄이는 고정밀 기술이다. 엔비디아의 H100 가속기도 이 공정으로 생산될 정도로 경쟁력 있는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술에 해당한다. 최근 AI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자 웨이저자 TSMC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월 "올해 CoWoS 생산량을 두 배로 늘리고 내년에도 추가 생산량을 확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로이터는 "해당 논의는 아직 초기 단계로 잠재적인 투자 규모나 일정에 대한 결정이 내려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TSMC는 로이터에 논평을 거부했다.
TSMC는 AI 반도체 성장세에 맞춰 일본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현지 패키징 공정을 확대하고 있다. TSMC는 지난달에 일본 구마모토현에 86억달러 규모의 반도체 제1공장을 준공했다. 올해 안에는 제2공장 건설도 착수할 예정이다. 로이터는 "일본에는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에 강점이 있는 업체가 많은데다 탄탄한 고객 기반을 갖춰 패키징 산업에서 유리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대만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TSMC가 일본에서 첨단 패키징 역량을 구축한다고 해도 규모가 제한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일본 내에서 CoWoS 패키징 수요가 얼마나 될지는 명확하지 않고 고객 대부분은 미국에 있다"고 덧붙였다.
TSMC 경쟁사인 삼성전자와 인텔도 일본에 반도체 패키징 관련 투자 계획을 공개한 바 있다. 삼성전자도 요코하마에 첨단 패키징 연구개발 시설을 설립하고 있다. 로이터는 인텔 또한 일본에 고급 패키징 연구시설을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인텔은 공식적인 논평을 거부했다.
김세민 기자 unija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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