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사랑으로 보살펴주실 하원 도우미분과 인연을 맺고 싶네요."
시급 1만3000원을 걸고 하원 도우미를 뽑는다는 한 아이 엄마의 글에 온라인상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재택근무 중인 A 씨는 한 맘카페에 22년생 남자아이의 하원 도우미를 구한다는 글을 게재했다.
A 씨는 아기 없이 3월 중 면접을 보고, 4월 중 실무 면접 겸 아기와 익숙해지는 시간 5회를 갖겠다고 밝혔다. 3월 면접엔 비용을 지급하지 않지만, 4월 면접엔 시급 1만2000원을 지불하겠다고 설명했다.
면접을 통과하면 5월부터 주 3~4회 하원을 맡기겠다고 했다. 이때부턴 시급 1만3000원이다.
하원 도우미가 해야 할 일은 총 네 가지다. △15시 50분 도보 10분 거리 어린이집서 유모차 하원, △16시 20분~50분 하원 후 아기 목욕, △16시 50분~17시 40분 아기 식사, △17시 40분~50분 책 또는 장난감을 포함한 실내 놀이 1가지 등이다.
A 씨는 "3시 50분까지 어린이집에 도착해 오후 5시 50분까지 2시간 동안 아래 사항을 해주면 된다. 어린이집에서 하원 하면 알람이 오기 때문에 지각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어 "아기가 혼자 잘 먹지 못하여 도와줘야 하고 보통 40분 정도 먹는다. 놀이하면서 먹기도 하고, 먹는 게 먼저 된다면 먹인 후 놀아주면 된다"고 설명했다.
추가 우대 사항으로 "그 외 시간 유연하신 분 선호한다"며 "긴급히 아이가 아파서 어린이집 가기 어려운 날 돌봐주실 수 있는 시간 여유 있으신 분이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 글을 본 30대 워킹맘은 "같은 직장인이고 엄마로서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요구 사항이 지나치게 많은 것 같다"며 "아이 키우면 알지 않느냐. 시간대로 딱딱 되는 건 육아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네티즌들의 반응은 더 격앙된 상태다. "이건 하원 도우미가 아니다. 시녀나 노비 구하는 거 아닌가", "이런 개념을 가진 분들은 저출산이고 뭐고 애를 낳지 말라", "아기 데리고 와서 씻고 음식 먹이고 치우고 놀아주고, 눈을 의심했다. '하녀 구함'으로 바꿔야 할 듯" 등의 반응을 보였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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